Category: 안과밖 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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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머리(Janet Murray)는 일찍이 영향력 있는 저서 『홀로덱 위의 햄릿』(Hamlet on the Holodeck)에서 디지털 매체를 통한 이야기 생산과 향유가 “음유시인의 전통”(bardic tradition)을 되살릴 것이라 예견한 바 있다. 컴퓨터 기반의 스토리텔링이 문자와 프린트 기술로 매개된 오랜 읽기 경험의 역사를 되돌려 우리를 구전 전통으로 회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1) 머리에 따르면, 마치 전근대의 음유시인들이 오랜 세월 축적된 이야기의 레퍼토리―인물, 사건, 리듬―를 매 순간 변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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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햄릿』(Hamlet)은 과거의 망령이 현재를 잠식하고, 필연적으로 다가올 비극적 미래가 끊임없이 지연되어 “시대의 관절이 모두 어긋나 뒤틀려버린”(The time is out of joint, 1.5.189)1) 세계를 그린다. 어긋나고 뒤틀린 시대 또는 뒤틀린 시간은 작품 속 인물들이 시기적절하게 행동하기를 주저하거나 섣부르게 행동해서 실수를 저지르거나 하는 등의 적절한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일어나는 비극적 결말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2019년 미국의 독립 게임 개발사 골든 글리치 스튜디오(Golden Glitch Studios)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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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문학이 의학에게 컬럼비아대학교 의과대학에는 서사의학 석사과정(Master of Science in Narrative Medicine)이 있다. 의학 박사이자 영문학 박사인 컬럼비아 의과대학 교수 샤론(Rita Charon)의 주도하에 2009년 출범하여 큰 성공을 거둔 이 프로그램은 주로 의사, 간호사 등 의료업계 종사자나 이를 지향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프로그램의 목표는 “서사 역량”(narrative competence)의 함양이다. 홈페이지 소개에 따르면, 서사 역량을 갖춘 의료인은 좀 더 “인도적이고 효과적인 의료 행위”를 제공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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