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안과밖

  • 2025년 10월 28일, 미국 기업 1X Technologies는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 NEO를 2026년부터 판매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선주문 접수를 시작했다. 명령어를 이해하고 판단하는 능력과 태스크 수행 속도가 아직은 완전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지만, 불과 몇 년 사이 생성형 AI가 보여준 업무 처리 능력의 비약적 발전을 돌이켜보면 이 역시 시간문제일 것임은 분명하다. 소비자는 2만 달러를 일시불로 지불해 NEO를 소유할 수도 있고 매달 499달러를 내고 서비스를 구독할 수도 있다. 매우 제한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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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서론 환경인문학(environmental humanities)은 기후변화로 대표되는 전 지구적 생태·환경 재앙의 시대에 인문학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려는 학제간 연구 분야다.1) 기후변화는 단순히 지구과학적 현상일 뿐만 아니라 생태계 전반과 정치·안보, 보건·의료, 경제·사회, 문화 등 인간 문명의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환경인문학은 당면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분과학문 체제를 극복하고 자연과학, 인문·사회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를 창의적으로 통합하고 횡단한다. 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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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들어가며 이 글은 미국 현대언어학회(Modern Language Association, MLA)에서 발간하는 「MLA 고용정보 보고서」(“Report on the MLA Job List”) 보고서와 연례 학술대회 프로그램 자료를 분석하여, 미국 영문학계의 최근 동향과 연구 경향을 개괄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한국 영문학계와 비교함으로써 두 학계의 특징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나아가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게 된 배경과 구조적 요인을 검토함으로써 한국 영문학계의 현재를 파악하고 미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다만, 이 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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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김 군의 어머니]는 “아들이 스스로 돈 벌어서 대학 가겠다고 자기 월급에서 100만원씩 적금을 부었다. 지난해 10월에 입사했지만 그나마도 월급이 적으니 1월부터 저축을 해왔다”고 말했다. 숨진 김씨는 월급 144만 6000원 중 30만원만 본인 생활비로 쓰고 나머지는 부모와 동생 용돈으로 줬다. – ‘구의역 김군’ 사건 언론 보도의 일부, 『경향신문』(2016년 6월 3일) 어두워가는지라 차도 제정신이 드는지, 낮에 한눈만 팔던 당나귀처럼 제법 속력을 낸다. 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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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영문학 전공자라면 누구나 아는 이 유명한 햄릿의 대사는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라는 번역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문장은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 ‘어떠어떠한 상태로 계속 있을 것인가, 아니면 다른 상태로 있을 것인가’ 등 다양한 번역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처럼 다양한 의미를 지닌 이 문장이야말로 오늘날 대다수 한국 대학 영문과의 현실을 대변하는 듯하여 씁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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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2025-1995=30 영미문학연구회(이하 영미연)가 시작된 1995년경에 영문학 연구자는 여전히 영어권의 최신 담론과 지식을 한국 학계와 대중에게 전달하는 “중심적인 경로” 역할을 해왔던 듯하다.1) 그해에 대학에 입학한 나로서는 영문과에서 영문학을 배운다는 것을 입시 면접에서 처음 깨달았지만 이후 대학생활 내내 학부 전공으로서 영문학의 위상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다. 당시에 흔했던 해외 체류 경험 같은 것이 전무한 상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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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로 영미문학연구회 창립 30주년이 된다고 해서 화들짝 놀랐습니다. 영미문학연구회가 벌써 서른 살이 됐네요. 우선 사람이든 단체든 나이가 서른 줄에 접어들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축하받아 마땅합니다. 30년이라는 긴 세월을 시간의 무게와 잘 싸우고 잘 버텨냈기 때문에 그러하고, ‘흔들리는 청춘기’를 뒤로하고, 이제 막 안정된 성숙기를 맞이했기 때문에도 그러합니다. 이런 좋은 자리에 오게 된 것만으로도 일신의 명예라 할 수 있는데, 축하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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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동물로의 전환과 동물 서사 서사 장르는 오랜 시간 동물을 알레고리로 활용했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모호하고 그 경계가 좁았던 고대 세계부터 인간과 동물 사이의 구분이 뚜렷해지고 명료한 위계가 부여된 근대 세계에도 동물은 여전히 인간을 드러내는 서사적 기제로서 작동했다. 이는 인간과 동물 사이에 불가분의 친연적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인간의 서사에서 동물이 주로 상징이나 비유로 소비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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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문학적 도전으로서의 인류세? ‘인류세’는 그 출처인 지질학의 경계를 벗어나 “우리가 처한 새로운 상황을 가리키는 지적 단축키이자 확장된 의문부호”로서 이제 널리 구사되는 “학계의 수사(rhetoric)”로 자리잡았다.1) 말 그대로 ‘새로운 시대’, 그것도 그냥 새로운 것이 아니라 여태까지 새로운 것과는 질적으로 다르게 새로운 시대임을 표방한 근대2) 이래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내세우는 주장들과 계속해서 마주쳐왔고 그런 마주침은 점점 가속화하는 추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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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펠스키(Rita Felski)는 미국 버니지아대학의 영문과 교수로,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페미니즘과 비판이론의 다양한 교차를 치열하게 사유해온 학자다. 최근의 포스트비판(postcritique) 논의에서 펠스키의 작업이 특별히 흥미로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앵커(Elizabeth S. Anker)와 공동 편집한 『비판과 포스트비판』(Critique and Postcritique, 2017)이 비판에서 포스트비판으로의 전환을 이해하는 데 신뢰할 만한 안내서로 자리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요성에 비해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논의되었지만, 이보다 앞서 출간된 『비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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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들어가며 12·3 내란이 윤석열의 탄핵으로 일단락된 후 치러진 대선의 결과는 뻔한 듯 보였지만, 작은 놀라움도 있었다. [표1]에 나타난 것처럼 20대 남성의 약 74퍼센트는 보수 후보인 김문수와 이준석을 지지했으며, 20대 남성은 이준석 후보가 득표율 1위를 기록한 유일한 연령/성별이었다. 이는 청년 남성의 보수화 또는 극우화에 대한 논쟁을 재점화시켰다. 현직 대통령의 반헌법적 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이런 투표 경향이 나타난 것은 보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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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영미문학연구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이했다. 창간호 이래 30년간 이어져온 『안과밖』의 ‘동향’ 꼭지에서 셰익스피어 연구를 다룬 논문은 지금까지 세 편이 있다. 6호에서는 『대안적 셰익스피어들』(Alternative Shakespeares) 2권(1996)을 중심으로 탈식민주의 담론의 확장, 페미니즘 연구가 젠더 연구로 전환되는 양상 등을 주목했다. 17호에서는 국내 영문학 주요 저널에 게재된 논문을 대상으로 ‘여성론적 논의’를 중심에 둔 셰익스피어 연구동향이 검토되었다. 27호의 동향 논문은 『대안적 셰익스피어들』 3권(2008)과 영미권의 대표적 셰익스피어 저널인 『셰익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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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들어가며 넷플릭스 미니시리즈 「소년의 시간」(Adolescence, 2025)은 같은 반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13세 영국 소년의 이야기다. 2025년 3월 공개 직후 4주 연속 글로벌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얼마 전 제76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아역 배우 쿠퍼(Owen Cooper)의 남우조연상 수상을 비롯해 작품상·감독상·각본상·여우조연상까지 주요 상을 휩쓸며 6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압도하는 자본으로 치장한 블록버스터나 잘 알려진 배우들을 기용하지 않은 미니시리즈가 전 지구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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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철학자의 체계화된 사유에 의거해서 여러 작가의 소설을 읽는 일은 드물고, 또 위험하다. 작가마다, 심지어 작품마다 그 나름의 세계를 품고 있다면, 체계적이고도 연역적인 사유는 그 고유한 복수의 세계들 속으로 발을 들이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그러나 돌이켜 생각하니 이런 염려는 문학에 종사하는 사람의 방어적 편견에 불과할 수도 있겠다. 이른바 ‘작품세계’의 고유함이 과장되었을 가능성은 차지하고라도, 철학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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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츠베트코비치(Ann Cvetkovich)의 『우울: 공적 감정』(Depression: A Public Feeling, 2012)은 우울증을 개인의 병리학적 질환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정치적 함의를 지닌 사회적 정동의 경험으로 재해석한다. 그는 퀴어 페미니즘의 틀을 통해 우울증을 사회적 불평등, 자본주의적 피로, 젠더·섹슈얼리티의 규범적 억압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읽어내면서, 이러한 부정적 감정들 속에서 공동체적 연대의 핵심 자원을 발견하려 한다. 츠베트코비치는 이 책을 통해 ‘퍼블릭 필링스 프로젝트’(Public Feelings Project)―벌랜트(Lauren Berlant), 무뇨스(Jose Esteban Munoz), 세즈윅(Eve Kosofsky Sedgwick) 등과 함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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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한국에서 동시대 여성작가들의 작품들이 국가와 장르를 막론하고 활발하게 번역·소개되는 문화가 반갑던 차였다. 서로 다른 언어로 쓰였지만 그 언어들을 살피다 보면 “내 시대의 여성이라는 걸 / 알기에 충분하다”(enough to let me know / she’s a woman of my time)던 리치(Adrienne Rich)의 시구처럼 동시대의 여성의제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랭킨(Claudia Rankine)의 『그냥 우리: 미국의 대화』(Just Us: An American Conversation, 이하 『그냥 우리』)가 번역된다고 들었을 때, 그것도 북펀드를 통해 출판 예정이라고 들었을 때 다소 놀랐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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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윌리엄 블레이크와 기쁨 막디시(Saree Makdisi)는 『윌리엄 블레이크와 1790년대의 불가능의 역사』(William Blake and the Impossible History of the 1790s)에서 기쁨이 블레이크의 작품을 관통하는 중심 정서임에도 불구하고 비평가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으며, 기껏해야 “초역사적 욕구”(transhistorical drives) 또는 “추상적이고 초월적인 열정”(abstract ethereal passions) 정도로 폄하되어왔다고 지적한다.1) 이러한 비평적 맹점은 비단 블레이크(William Blake) 비평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신역사주의적 이데올로기 비평이 주도하던 20세기 중후반 낭만주의 비평 전반이 공유하던 시각이기도 하다. 이데올로기 비평의 관점에서 낭만주의는 역사적·사회적 맥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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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읽기의 풍경이 변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구입한 e-book을 읽으며 이제 막 상상과 사유의 장이 열리려는 찰나, SNS 메시지 알림이 울린다. 인상적인 문장을 사진 찍어 공유하고 도착한 댓글에 답하는 사이, 새로운 피드에는 관련 상품과 콘텐츠들이 나타난다. 문장은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읽기는 흐트러진다. 고요한 몰입은 사라지고 대신 분산된 자극과 기술의 개입이 그 자리를 채운다. 포스트디지털 시대의 읽기는 인쇄된 텍스트뿐 아니라 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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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들어가며 읽기는 인간의 활동 중에서 상대적으로 새로운 요소로 인류사에 등장한 지 6000년도 되지 않았으며, 모든 사람이 읽고 쓸 수 있는 보편적 문해력의 확산은 비교적 최근의 혁신이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의 스콧(A. O. Scott)의 말처럼, “역사의 대부분 동안 우리의 언어는 구어였으며 우리의 문학적 상상력은 구술적이었다.”1) 이 같은 읽기의 짧은 역사로 말미암아 우리는 여전히 읽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정확한 개념을 확립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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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서론: ‘웹’이라는 물질성 디지털미디어의 등장은 단순한 기술적 전환이 아닌 삶의 방식에 대한 근원적인 혁명을 야기했다. 이는 스마트폰에서 한 정점을 이룬다. 정보의 저장·이동·활용이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드라마틱한 변화가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손에 들고 다니는 작은 스마트폰 없이 현대사회의 이기(利器)를 누리는 것은 불가능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팬데믹 시대를 거치면서 이는 불가역적인 현실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모든 문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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