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들어가며
이 글은 미국 현대언어학회(Modern Language Association, MLA)에서 발간하는 「MLA 고용정보 보고서」(“Report on the MLA Job List”) 보고서와 연례 학술대회 프로그램 자료를 분석하여, 미국 영문학계의 최근 동향과 연구 경향을 개괄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한국 영문학계와 비교함으로써 두 학계의 특징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나아가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게 된 배경과 구조적 요인을 검토함으로써 한국 영문학계의 현재를 파악하고 미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다만, 이 글의 한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미국 영문학계는 규모 면에서 한국과 비교할 때 약 40~50배 이상 크며, 그 차이는 단순한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예컨대 2023년을 기준으로 MLA 연례학술대회에서는 676개의 패널이 운영된 반면, 한국영어영문학회에서는 15개의 패널이 열렸다. 이러한 규모 차이를 고려할 때, 학계 전체의 동향을 논의한다는 것은 어떤 베테랑 학자에게조차도 ‘눈 가리고 코끼리 만지기’ 수준의 일반화에 그칠 위험이 있다. 미국 영문학계에서 30년 이상 활발히 활동한 원로 학자나 MLA 학술대회의 기조연설자 정도라면 그 전체적 윤곽을 어느 정도 그려볼 수 있겠지만, 방대한 규모와 세부 전공의 다양성을 감안하면 이것조차도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필자는 한국에서 학부와 석사 과정을 마친 뒤 지난 10년간 미국 학계에서 활동하며 두 학계를 비교·관찰할 기회를 얻었다. 또한 미국 서부의 연구중심대학(R1) 대형 공립대학, 연구와 교육을 균형 있게 중시하는 R2 사립대학, 그리고 미국 동부의 리버럴 아츠 칼리지까지 다양한 교육·연구 환경에서 경험을 쌓을 기회가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영문학계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MLA의 고용 자료와 학술대회 발표 경향을 분석한다면, 현재 미국 영문학계가 어떤 세부 분야에 주목하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어떠한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는지를 통계적 경향성 차원에서 대략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이를 한국 영문학계와 비교함으로써 두 학계의 특성과 차이를 좀 더 입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 글은 미국 학계에서 대학원생과 외국인 유학생, 그리고 영문학 전공 학부생을 대하는 방식을 각 대학의 다양성 정책 등과 연관지어 분석함으로써 한국 학계가 참고할 수 있는 정책적 시사점이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한국과 마찬가지로 인문학의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영문학계가 외국인 유학생과 이민자들을 학계와 사회의 일원으로 어떻게 수용하고 육성하는지, 또한 소수인종·여성·성소수자·이민자에 대한 고용을 확대하고 이들과 관련한 연구를 강화함으로써 영문학의 사회적 역할을 재정의하고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II. 인문학의 위기
미국 영문학계를 논하기에 앞서 한국 인문학계의 상황을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대중문화 영역에서 인문학이 전례 없는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학계에서는 심각한 위기를 겪는 상반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서점가에서의 인문학 열풍은 201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2000년대 내내 베스트셀러 목록을 점령하던 심리학·자기계발서의 유행이 한풀 꺾이자 강신주의 『철학이 필요한 시간』(2011),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2012)과 같은 대중 인문교양서가 큰 호응을 얻으며 새로운 흐름을 열었다. 이어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줄임말인 팟캐스트 「지대넓얕」(2014)과 같은 콘텐츠가 대중적 인기를 끌었고, 「알쓸신잡」(2017~2018), 「차이나는 클라스」(2017~2023), 「벌거벗은 세계사」(2020~) 등 수많은 에듀테인먼트 프로그램으로 그 열기가 확산되었다.
그러나 대중문화에서의 인문학 붐이 지나간 뒤 학계는 본격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2010년대 중반부터 ‘문과라서 죄송합니다’를 줄인 ‘문송합니다’라는 표현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인문학 전공이 취업에 불리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2021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 조사」에 따르면, 인문계열 졸업자의 취업률은 58퍼센트로 교육계열(63%), 사회계열(63.9%), 자연계열(65%)보다 낮았다.1) 이러한 인식은 대학 진학 시 인문계 기피 현상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인문계 학과 수와 입학정원은 2012년 976개 학과 4만 6108명에서 2020년 828개 학과 3만 7352명으로 줄어들어 8년간 148개 학과가 사라졌으며 정원은 전국적으로 8756명 감소했다.2)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수준의 의대 쏠림 현상도 이 시기부터 본격화되었다.
이 문제는 특히 대학원에서 두드러진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21개 학과 중 7개 학과는 2024학년도 석사 또는 박사 과정 신입생을 단 한 명도 모집하지 않았다.3) 2023학년도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일반대학원의 충원율은 91.1퍼센트로 모두 미달이었으며, 서울대·고려대·연세대의 대학원 신입생 충원률은 2013학년도 98.4퍼센트에서 2023학년도 90.8퍼센트로 감소했다. 이러한 학부 및 대학원 인문학 전공자의 감소는 향후에도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문제가 겹치면서 2050년대에는 연간 출생아 수가 약 8만 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인문학의 위기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학계 역시 비슷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미국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학부 졸업생 수가 가장 크게 감소한 전공은 역사학(-35%), 영문학(-32%), 외국어 문학(-29%), 신학(-18%) 순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가장 빠르게 성장한 전공은 컴퓨터공학(+144%), 의료 분야(+87%), 공학(+65%), 환경 자원 및 보전(+60%) 등으로 나타나 인문학과 이공계열·응용학문 간 격차가 급격히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자료 1 참조).4)

미국에서 영문학·역사학 등 전통적인 전공에 대한 기피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한국과 유사하게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산업현장에서 인문학 전공자의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며, 여기에 신자유주의로 인한 경제적 양극화가 겹치면서 전통적인 인문계열 전공자가 부모세대와 같은 삶의 질을 유지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 현실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사회적 구조 변화와 더불어, 인문학 전공 학부생들 다수가 진출을 희망하는 대학 교원 직위의 양적 축소와 질적 악화 역시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미국 인문학계에서 대학원생들이 가장 심각하게 우려하는 문제는 신규 교원 채용의 감소와 급속한 비정규직화(adjunctification)다. 5)
미국 고등교육기관에서 영문학 전공자의 고용 통계와 그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자료는 매년 MLA에서 발간하는 「MLA 고용정보 보고서」다. 현재 공개된 가장 최신 자료는 2022~2023년판으로, 이에 따르면 영문과 교원 채용 규모는 1970년 이후 50여 년간 등락을 거듭한 끝에 현재 최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 2 참조).6) 1980년대 후반만 해도 미국 대학에서 한 해 2000명 이상을 신임 영문과 교수로 채용했으나, 2023년 기준으로 그 수는 약 900명대로 절반 이하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채용 규모가 75퍼센트 이상 감소하여 약 500명만이 신규로 채용되었다. 이는 곧 해당 연도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나머지 1500여 명의 졸업생이 어디로 향했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게 한다.

이처럼 영문학 박사 졸업자가 지원할 수 있는 신임 교수직의 절대 수가 급감한 것도 큰 문제이지만, 더 심각한 것은 남아 있는 일자리의 고용 안정성마저도 크게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영문학계에서 가장 심각하게 우려되는 구조적 변화 가운데 하나는 바로 신임 교수직의 비정규직화다. MLA 자료에 따르면, 2004년만 해도 영문학계 신규 채용의 약 80퍼센트가 정년보장(tenure-track) 교수직이었으나, 코로나19 기간이던 2020년에는 이 비율이 46퍼센트로 급감했고, 2022년에도 여전히 60퍼센트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자료 3 참조). 다시 말해 현재 미국 영문학계 신규 교수직의 약 40퍼센트가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비정년(non-tenure-track) 직위인 것이다. 정리하자면, 미국 내 영문학과 신임 교수 채용 규모는 1980년대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으며, 그나마 존재하는 채용 자리 가운데 40퍼센트 이상이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비정규직이라는 점에서 미국 영문학계는 현재 양적 축소와 질적 악화라는 이중의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III. 미국 내 한국인 유학생과 한국 내 외국인 유학생 통계 비교
한국과 미국의 학계가 이처럼 유사한 인문학의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한국의 고등교육기관이 미국과 닮아가고 있는 또 하나의 통계가 있다. 바로 해외 유학생 수의 급격한 증가다. 한국의 경우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온 해외 유학생 수는 2016년 약 6만 3000명에서 매년 1만 명씩 꾸준히 증가해 2023년에는 약 13만 명으로 8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7)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원의 발표에 따르면, 2024년에는 어학 연수를 목적으로 온 학생과 학위 과정에 등록한 학생을 합친 수가 정부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어섰다.8) 이러한 급증은 최근 몇 년 사이 한류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영향이 크다. 그러나 이처럼 짧은 기간 안에 해외 유학생이 급증하면서 많은 대학과 인근 지역사회가 이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해 국내 대학과 대학가에서 크고 작은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해외 유학생 수의 증가는 미국의 학계에서도 이미 나타난 현상이다. 다만 미국의 고등교육기관들은 한국보다 훨씬 이른 수십년 전부터 좀 더 장기적인 흐름 속에서 해외 유학생을 꾸준히 유치해왔다. 미국 국무부 산하 국제교육원(Institute of International Education, IIE)이 오픈 도어스(Open Doors)와 함께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해외 유학생 수는 한 번도 감소한 적이 없으며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자료 4 참조).9)

흥미로운 지점은 미국 내 해외 유학생들 가운데 한국인 유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의 변화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으로 오는 해외 유학생 수는 크게 늘어난 반면, 반대로 한국 학생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수는 급격히 감소했다. 2009~2010학년도 기준 미국 내 한국인 유학생 수는 7만 2153명으로, 당시 전체 해외 유학생의 10.4퍼센트를 차지했다.10) 그러나 이 수치는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23~2024학년도에는 4만 3149명으로 줄어들었고, 전체 해외 유학생 중 한국인의 비율도 이제는 3.8퍼센트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15년 전만 해도 미국 내 해외 유학생 10명 중 1명이 한국 학생이었으나, 현재는 약 30명 중 1명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다른 국가들의 상황은 대조적이다. 인도 유학생 수는 약 10만 명에서 33만 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고, 중국 유학생 수 역시 약 12만 명에서 27만 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물론 이러한 한국인 유학생 수의 감소에는 학령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요인도 영향을 끼쳤다. 예를 들어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 중 재학생 수는 2008년 44만 명에서 2022년 36만 명으로 약 18퍼센트 감소했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유학을 선택하는 한국 학생 수가 절반 가까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2022년 기준으로 여전히 한국이 인구 대비 가장 많은 학생을 해외로 유학 보내는 국가라는 사실이다(자료 5 참조). 중국과 인도의 인구가 각각 약 14억 명으로 한국보다 약 30배 이상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구 대비로는 이들 국가보다 약 4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11) 이러한 경향은 베트남이나 일본과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미국 내 유학생 수에서 5위를 차지하는 베트남은 한국의 2배 가까운 인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미국 유학생 수는 오히려 한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경제력이 더 높은 일본의 경우에도 한국보다 인구가 2배 이상 많지만, 인구 대비로 보면 한국 학생이 미국 유학을 택하는 비율은 일본의 약 6배에 달한다. 이는 한국사회에서 해외 유학이 여전히 중요한 교육 경로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지점은 대학원생 유학의 비중이다. 2023~2024학년도 기준으로 학사과정 유학생 수가 약 1만 7000명인 반면, 대학원 과정에 재학 중인 유학생은 약 1만 4000명으로 학부 유학생의 약 80퍼센트에 달한다. 여기에 추가 실무훈련(optional practical training, OPT) 신분으로 체류 중인 인원을 포함하면 그 수는 약 2만 2000명으로, 오히려 학부 유학생 수를 넘어선다.12) 이러한 비율은 국내 상황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2024년 기준 한국 내 대학 재적 학생 수가 약 300만 명인 데 비해 대학원 재적 학생 수는 약 34만 명으로 전체의 약 11퍼센트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한국 학생들은 학사과정 유학보다 대학원 유학을 훨씬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는 많은 이가 예상하듯 한국에서 학부과정을 마친 뒤 미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이후 OPT를 통해 미국 내 취업을 이어가는 경로가 널리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의 해외 유학생 통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OPT 신청자의 급증이다. OPT는 미국에서 학위를 취득한 유학생이 졸업 후 일정 기간(일반 전공의 경우 최대 12개월, 이공계 전공의 경우 최대 36개월) 미국에 체류하며 업계에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비자 제도다. 이 기간 동안 정식 취업에 성공하면 취업비자(H-1B)로 신분을 변경하거나 영주권을 신청하여 장기적으로 거주할 수 있으며, OPT는 그러한 경로로 나아가기 위한 주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주목할 점은 앞서 언급했듯 전체 한국인 유학생 수가 2010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여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동안에도 OPT를 통해 미국에 잔류하는 한국인 졸업생 수는 2021~2022학년도 6023명에서 2023~2024학년도 7771명으로 오히려 약 30퍼센트 증가했다는 사실이다.13) 다시 말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학부생 수는 대폭 줄어들었지만, 일단 미국의 대학 또는 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나고 나면 학위를 마친 뒤 한국으로 귀국하는 대신 미국에 머물러 취업이나 장기 거주를 선택하는 비율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미국 내 정치·사회 환경이 해외 유학생들에게 매우 비우호적으로 변화한 상황을 고려하면, 이러한 증가 추세는 더욱 의미심장하다.
이상의 통계를 종합해보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매년 높아지고 있으며 해외에서 한국으로 유학 오는 학생 수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 학생들은 인구 대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미국 유학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다수 대학원들이 등록 학생 감소로 인해 존폐 기로에 서 있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한국 대학생들이 여전히 국내 대학원 대신 미국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고 있고, 대학원을 졸업하면 미국에 남아 취직하려고 한다. 물론 한국인 유학생의 인구 수 대비 비율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높은 데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우선 전공 분야를 불문하고―특히 인문학계에 한정해서 생각해보더라도―해외 유학 경험이 한국 학계와 직장에서 취업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이력으로 간주되는 구조적 현실이 존재한다. 다시 말해 미국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력이 한국 내에서 학문적·직업적 기회를 넓히는 데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러나 동시에 최근 들어 해외 유학생 급증 현상을 경험하고 있는 한국 학계가 주목해야 할 점은, 미국 학계가 해외 유학생을 단기간 머물다 돌아가는 뜨내기 손님처럼 유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들이 졸업 후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도 미국사회의 일원이자 중요한 경제적 자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적 지원을 해왔다는 사실이다. 물론 최근 들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미국 대학들은 지난 수십 년간 다양성 정책을 강화하며, 다양한 인종적·문화적 배경을 지닌 학생들을 학문공동체 안으로 적극적으로 포용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왔다. 이러한 제도적 환경은 한국 학생들을 포함한 해외 유학생들에게 미국을 지속적으로 매력적인 유학지이자 최종 정착지로 만드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미국에서 학위를 받은 한국인 학생들이 귀국 대신 미국 내 취업을 목적으로 OPT 신청을 늘리고 있는 데에는 이뿐만이 아니라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중 하나는 최근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이공계 전공 한국 학생들의 채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러나 인문학계열 전공 졸업자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또 다른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다. 특히 최근 미국현대언어학회가 발표한 「외국어 수업 등록에 관한 신규 보고서」(“New Report on Language Enrollments”)는 한국의 인문계 전공 유학생들이 졸업 후 미국에서 취업을 선택하는 배경을 잘 보여준다. 최근 미국사회에서 한국어·한국문학·한국문화에 대한 교육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의 고등교육기관들도 한국어 능력자·한국문화 전공자·한국 관련 연구 및 교육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재작년에 『MLA 뉴스레터』(MLA Newsletter)에 발표된 「외국어 수업 등록에 관한 신규 보고서」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미국 내 고등교육기관에서 외국어별 수강 등록 통계를 제시하고 있다.14) 필자가 「미국의 한국인 교수, 한국의 미국인 교수」라는 글에서도 역시 언급한 바 있듯이,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대부분의 외국어 수업 수강생 수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예를 들어 독일어는 33퍼센트, 아랍어는 27퍼센트, 프랑스어는 23퍼센트, 근대 히브리어는 26퍼센트 감소했다. 반면 한국어는 고대 히브리어(+9%)와 함께 유일하게 수강생 수가 증가한 언어로, 무려 38퍼센트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MLA 뉴스레터』에서는 이 통계와 더불어 한국어에 대한 특별 칼럼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한국어 교육의 꾸준한 증가」(“Korean Language Study Continues to Grow”)라는 제하의 특집 글에서 38퍼센트 증가한 학부생과 별개로 대학원에서는 한국 관련 수업 수강생 수가 더 폭발적인 218퍼센트의 증가가 발생했음을 밝히고 있다.15) 이와 같이 한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가 지난 5년간 집약적으로 증가하면서 미국의 인문학계에서는 한국어 구사 가능 학자 또는 한국학 전공학자에 대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한국에 대한 관심은 단순히 한국학과 신설이나 한국학 전공 신임교수 고용 증가라는 차원을 넘어서서, 영문학과·역사학과·철학과·종교학과 등 인문학계 모든 학과 전반에서 한국 또는 한국계 미국인 학자들에 대한 고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미국의 대학 내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역사·철학·종교·지역학 등 인문학 각 영역에서 증가하고 있는 것은 물론, 문학·영화·음악 등 각종 분야에서 한국인들의 눈부신 활약으로 인해 한국사회 전반에 대한 미국 학계의 관심이 증가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국의 영문학계에서 한국과 한국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을 단지 한국문화의 위대함이라는 식으로, 이른바 ‘국뽕’의 논리로만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이는 지난 10년간 미국 학계가 서구 백인 남성 중심 연구를 넘어 다양한 소수자들의 문화 전통을 중심 연구 분야로 포섭하고자 지속적으로 추진한 다양성 정책이 점차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 박찬욱 감독이 제작을 맡아 화제가 된 미국 HBO드라마 「동조자」(The Sympathizer)의 원작 소설을 쓴,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USC 교수인 응우엔(Viet Nguyen)은 네 살 때 미국으로 이민 온 베트남계 이민자다. 그는 2020년 MLA의 학술대회에서 당해 연도 학술대회 전체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기조연설자로 발표했다. 그는 학술대회 전후로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자신이 MLA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것이 미국 영문학계 전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1992년, 영문과 학과장은 나에게 베트남계 미국인 문학으로는 영문학 박사논문을 쓸 수 없다고 말했다. 2020년, 나는 MLA학회에서 베트남계 미국인 문학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라고 설명한다(자료 8 참조).
응우엔은 이에 덧붙여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에 쓴 칼럼에서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상술하는데,16) 그는 이전의 영문학계에서는 “우리는 백인들의 글을 반드시 읽어야 하지만, 그들은 우리의 글을 읽을 필요가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며, 이제는 변화하는 영문학계의 흐름에 맞추어서 호머(Homer)에서 조이스(James Joyce)로 이어지는 문학 정전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교육하되, 이러한 정전에 더해서 여성 작가·유색인종 작가·성소수자 작가·노동자계급 작가들의 글을 위한 공간도 함께 성장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역설한다. 물론 2025년 현재 응우엔이 미국 영문학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한다면, 미국 영문학계가 이미 지난 30년 동안 많이 변했다는 사실이 잘 드러난다.
IV. 미국 학계의 연구동향 변화(2016~2025)
실제로 지난 10년에 집중해서 분석해보면, 미국의 학계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유럽 출신의 백인 남성 이성애자 작가들의 작품을 연구하는 교수들이 은퇴하고 떠나간 자리에, 소수인종 문학 연구자 또는 젠더 및 섹슈얼리티를 연구하는 교수들이 새롭게 고용되었다. 가령 2017년 미국 대학 전체에서 조교수(assistant professor)의 신규 고용을 보면 백인 남성이 36퍼센트 백인 여성이 38퍼센트로 백인이 총 74퍼센트를 차지하고, 나머지 26퍼센트만이 흑인·라틴계·아시아계·미국 원주민 교수들로 이루어졌었던 데 반해서, 6년이 지난 2023년 미국 학계에 정년트랙 조교수로 신규 고용된 유색인종 연구자의 비율은 35퍼센트로 무려 1.5배나 증가했다.17) 특히 유색인종 중 아시아계 연구자가 가장 많이 증가했는데, 12퍼센트에서 17.7퍼센트로 무려 47퍼센트나 증가했다. 여성과 남성의 비율은 대부분의 지표에서 1 대 1에 가깝게 나타난다.
한국의 경우는 어떠할까? 2019년 기준 한국 대학 전임교원 중 여성의 비율은 26퍼센트밖에 되지 않았다. 2025년 현재 국립대에 한정해서 보자면 여성 전임교원 비율은 여전히 21.4퍼센트에 머무르고 있다(자료11 참조).18) 전임교원 중에서는 여성이 20퍼센트밖에 안 되지만, 시간강사의 성비를 보면 여성이 훨씬 많은 52퍼센트로 집계되어, 한국의 학계가 여전히 여성 연구자들을 전임교원이 아닌 시간강사 등 비정규직으로 주로 고용하는 유리천장의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외국인 교원은 어떠할까? 한국의 고등교육기관 전체를 보면 외국인 교원 비율이 해마다 줄어서 대략 5퍼센트대(2010년 6.4%, 2020년 5.6%, 2021년 5.7%, 2022년 5.4%)이며, 전국 27개 국공립대는 이보다 오히려 더 적어 모두 2퍼센트가 채 되지 않았다.19)



2025년 서울대의 외국인 교수는 2014년 5.1퍼센트보다 더 줄어든 4.8퍼센트에 불과하다.20) 중국과 비교해보자면, 싱가포르대·홍콩중문대·난양공대는 외국인 교수 비율이 무려 50퍼센트에 달해 한국의 10배가 넘는 수준이고, 중국을 대표하는 베이징대 역시 외국인 교원 비율이 20퍼센트에 달한다.
물론 미국 학계에서 소수자 배경을 가진 교수들의 절대적 수가 증가한 것은 지난 수십 년간 학계 내 다양성이 확대되었음을 보여주는 지표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하나의 지표가 지니는 의미를 과대 해석해서는 곤란하다. 특히 최근 들어 각 대학들이 연방정부와의 갈등 속에서 다양성위원회의 명칭을 변경하거나 소수자 우대 정책을 폐지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대학이 소수자 배경을 대표하는 교수를 채용하더라도 이들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거나 학과나 학계 전반의 실효성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기보다는 단순히 다양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포용, 이른바 토크니즘(Tokenism)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더욱이 이러한 보여주기식 고용으로 인해 소수자 교수들이 정년 심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 ‘보이지 않는 업무’(invisible labor)를 과도하게 떠맡는 문제도 여러 연구에서 지적되고 있다. 예컨대 「보이지 않는 노동과 부교수: 정체성과 업무량의 불평등」(“Invisible Labor and the Associate Professor: Identity and Workload Inequity”)에 따르면, “유색인, 성소수자, 사회경제적으로 불리한 계층 출신 등을 포함한 주변화된 교수진은 비(非)주변화된 교수들보다 봉사 업무에 네 배 더 많은 시간을 쏟는다”라고 밝히고 있다.21) 더 나아가 미국의 각종 다양성 지표들을 단순히 한국 학계가 배우고 따라가야 하는 것처럼 이해해서도 곤란하다. 미국과 한국은 인종 분포, 학계의 역사, 문화 등 많은 면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존재하기에 이러한 차이들을 고려하여 섬세하게 비교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처럼 미국 학계에 보여주기식 토크니즘의 문제가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소수인종 학자나 여성 학자에 대한 고용 증가가 실제 학계의 연구동향의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면, 그와 같은 고용 다양성이 일정 정도 실질적 성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로런스(Jefferey Lawrence)는 MLA 고용정보 자료보다 더 광범위한 데이터인 「학계 직업 위키」(“Academic Jobs Wiki”)의 2019년 자료를 분석하여 2010년대 미국 영문학과에서 어떤 연구 분야의 신규 고용이 증가했는지를 밝혔다.22) 그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8년 사이 눈에 띄게 증가한 연구 분야는 두 가지였다. 첫째, 탈식민주의 문학 연구자 채용이 33건에서 42건으로 늘어났고, 둘째, 소수민족 문학(Ethnic Literature) 연구자 채용―즉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시아계 미국인, 라틴아메리카계/라틴계 미국인, 유대계 미국인, 아메리카 원주민―이 63건에서 73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신규 고용이 현저히 감소한 분야는 20세기 및 21세기 미국문학(63건에서 18건으로)과 현대 영국문학 연구(48건에서 18건으로)였다. 이에 대해 로런스는 “10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현대 미국문학 및 영국문학 채용 공고와 글로벌 영미권/탈식민 문학 채용 공고 간의 비율이 약 3:1에서 약 1:1로 변화했으며, 현대 미국/영국 문학 채용 공고와 소수민족 문학 채용 공고 간의 비율 역시 약 2:1에서 1:2를 넘는 수준으로 바뀌었다”고 밝힌다.23)
그렇다면 로런스의 분석이 끝난 2018년 이후는 어떨까? MLA의 최근 고용데이터를 보면 최근 미국의 영문학계가 어떤 세부 분야의 고용을 늘렸는지 알 수 있다. 2016년과 2022년을 비교해보았을 때, 영작문과 수사학 분야(22%→19%), 기술 및 비지니스 영어(8%→6%), 영국문학(17%→10%), 미국문학(16%→11%)로 감소했고, 문예창작 및 저널리즘(13%→20%), 아프리카계 미국문학(6%→12%), 글로벌 영문학(5%→7.6%), 흑인문학 외 소수인종 문학(6.4%→8.5%)는 모두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영작문 분야, 비즈니스 영어와 전통적인 영국문학·미국문학 분야 연구자에 대한 고용이 많이 줄었고, 그 자리를 아프리카계 미국문학, 글로벌 영문학, 소수인종 문학 연구자들이 채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영문학 내 세부 연구 분야에서의 고용 증감은 단순히 채용된 교수의 인종이나 성별 구성 변화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계 내 연구지형 자체의 변화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는 곧 소수자 고용의 확대가 단순한 보여주기식 토크니즘에 머무른 것이 아니라, 실제로 다양한 연구 분야의 확장과 학문적 지형의 질적 성장으로 이어졌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단순히 어떤 분야의 전공자가 얼마나 고용되었는지를 살펴보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실제로 어떤 연구주제들이 활발히 다뤄지고 있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필자는 10년 전인 2016년과 가장 최근인 2024~2025년 MLA 학술대회의 패널 주제를 비교·분석하여, 현재 어떤 세부 연구 분야들이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자료 12] 미국 대학 영문학과 분야별 신규 고용 증감 통계(2016-2022)
이러한 통계 결과를 살펴보기 전에, 본 분석이 지니는 한계 역시 분명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첫째, 실제로 어떤 연구가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학술대회 발표 제목이나 패널 제목이 아니라 논문을 직접 분석해야 한다. 그러나 MLA 학술대회는 발표 논문의 원문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둘째, 패널 제목이 아닌 개별 발표 논문의 제목을 조사한다면 좀 더 정밀한 연구동향을 파악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이 글의 범위를 넘어서는 작업이다. MLA 학술대회는 해마다 최소 8000명에서 최대 1만 2000명에 이르는 연구자들이 참가하며, 2025년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도 약 800개의 패널이 구성되었다. 이 가운데 학술논문 발표 패널만 약 600개에 달하고, 발표된 논문 수도 2000편 정도였다. 따라서 2016년과 2024년 발표 논문 전체를 조사하려면 5000~6000편이 넘는 논문을 일일이 검토해야 하므로, 본 연구에서는 개별 논문 제목 대신 패널 제목을 통해 대략적인 경향성만을 추출하고자 했다. 셋째, 일부 패널의 제목이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이를 세부 분야별로 명확히 분류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실제로 누구의 관점에서 어떻게 구분하느냐에 따라 다른 분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럼에도 디지털 인문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의 후속·심화 연구를 기대하면서, 본 연구는 MLA 학술대회가 현재 어떤 세부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지, 지난 10년간 이러한 연구동향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한국 학계의 연구동향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를 탐색하기 위한 출발점으로서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우선 2016년 MLA 학술대회의 학술 패널 741개, 그리고 가장 최근인 2024년과 2025년 학술대회의 학술 패널 각각 676개와 631개를 대상으로 세부 연구 분야를 분류했다. 필자는 임의로 21개의 세부 분야를 설정했으며, 특정 패널이 두 개 이상의 연구 분야에 포함될 수 있는 경우에는 중복으로 모두 포함시켜 비중을 산출한 뒤 이를 반올림하여 계산했다. 그 결과를 표와 그래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1] 2016년, 2024년, 2025년 MLA 발표 패널 제목으로 살펴본 세부 분야 동향
| 구분 | 2016개수 | 2016비율 | 2024개수 | 2024비율 | 2025개수 | 2025비율 | 2024, 2025합산 비율 |
| Contemporary Literature | 186 | 25% | 216 | 32% | 155 | 25% | 28% |
| Postcolonial and Global South Studies | 184 | 25% | 125 | 18% | 205 | 32% | 25% |
| Race and Ethnicity Studies | 170 | 23% | 122 | 18% | 231 | 37% | 27% |
| Medieval and Early Modern Studies | 128 | 17% | 92 | 14% | 100 | 16% | 14% |
| Pedagogy and Education | 126 | 17% | 60 | 9% | 82 | 13% | 10% |
| Non-Anglophone European Lit. and Studies | 119 | 16% | 90 | 13% | 103 | 16% | 14% |
| Gender and Feminist Studies | 91 | 12% | 93 | 14% | 116 | 18% | 16% |
| Film and Media Studies | 83 | 11% | 53 | 8% | 51 | 8% | 8% |
| Digital Humanities and Technology/AI | 75 | 10% | 38 | 6% | 46 | 7% | 6% |
| Latinx Lit. and Studies | 59 | 8% | 61 | 9% | 71 | 11% | 10% |
| Modernist Literature | 59 | 8% | 35 | 5% | 36 | 6% | 5% |
| Translation and Adaptation Studies | 48 | 6% | 44 | 7% | 32 | 5% | 6% |
| Ecocriticism and Environmental Humanities | 44 | 6% | 43 | 6% | 41 | 7% | 6% |
| African/African American Lit and Black Studies | 38 | 5% | 63 | 9% | 91 | 14% | 12% |
| Theater and Performance Studies | 37 | 5% | 18 | 3% | 25 | 4% | 4% |
| Medical Humanities and Health Studies | 35 | 5% | 51 | 8% | 22 | 3% | 6% |
| Queer and Sexuality Studies | 30 | 4% | 63 | 9% | 56 | 9% | 9% |
| Asian/Asian American Lit. and Studies | 23 | 3% | 53 | 8% | 52 | 8% | 8% |
| Disability Studies | 19 | 3% | 22 | 3% | 19 | 3% | 3% |
| Indigenous Studies | 16 | 2% | 34 | 5% | 31 | 4% | 5% |
| Science Fiction Literature and Film | 7 | 1% | 21 | 3% | 17 | 3% | 3% |

이를 통해 MLA 학술대회의 연구동향을 몇 가지 유추해볼 수 있다. 첫째, 2016년에 비해 최근 2년 가장 크게 증가한 분야가 5가지 있는데, 아프리카계 미국문학 연구(5%→12%), 아시아계 미국문학 연구(3%→8%), 미국원주민 문학 연구(2%→5%) 등 소수인종 문학 연구들이 대체로 두세 배 증가했으며 이와 더불어 퀴어문학 및 섹슈얼리티 연구(4%→9%) 그리고 젠더 및 페미니즘 연구(12%→16%) 역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둘째, 과거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소수인종 문학 연구나 젠더·퀴어·섹슈얼리티 연구와 같은 분야들이 지난 10년 사이 두세 배 가까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예를 들어 환경비평 연구(6~7%), 의료인문학 연구(5~8%), 아시아계 미국문학 연구(3~8%), 퀴어문학 및 섹슈얼리티 연구(4~9%), 장애 연구(약 3%), 원주민 문학 연구(2~5%) 등은 최근 들어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패널 중 차지하는 비율이 여전히 10퍼센트 미만으로 학회 내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반면 MLA 학술대회에서 발표되는 논문 중 가장 높은 비중(약 20~36%)을 차지하는 분야는 현대문학 또는 동시대의 문화 자료를 대상으로 인종, 민족, 탈식민주의적 함의를 분석하는 연구였다. 10년 전인 2016년과 가장 최근인 2024, 2025년 모두에서 인종 및 민족 연구(23~37%) 또는 탈식민주의 이론(18~32%)의 이론적 틀을 활용하여 현대 문학이나 미디어(25~32%)를 분석하는 주제가 20~30퍼센트가량을 차지하며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셋째, 중세 및 르네상스 문학을 다룬 패널 수나 비영어권 유럽문학에 대한 연구는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증가하거나 감소하지 않았다. 다만 전체 패널에서 영어 교육 및 교수법 연구, 영화 및 미디어 연구, 디지털 인문학 및 AI 기술 연구, 모더니즘 문학 연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0년 동안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러한 통계 결과는 무엇을 시사하는가? 이는 앞서 살펴본 미국 대학 내 고용의 다양성 증대가 단순히 상징적 조치에 머문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연구동향의 변화를 이끌어왔다는 점을 의미한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연구동향의 선행으로 인해 대학들이 고용을 다양화한 것인지, 아니면 대학의 고용이 다양화되었기 때문에 연구 주제 또한 다양해진 것인지 그 선후관계에 대해서는 단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미국 영문학계가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아래 비정규직화와 교원 수 감소라는 압박과 더불어 각종 다양성 및 소수자 우대 정책 축소에 대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도 사회가 요구하는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고자 노력해왔으며, 이러한 노력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연구자들이 각자 자신의 인종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을 대변하는 연구 분야에만 몰두하고,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은 소홀히 하도록 만드는 학제 간 경계 강화의 부작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러한 우려 역시 충분히 의미 있는 지적이며, 실제로 그런 경향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MLA 학술대회 통계는 지난 10년간 연구 분야의 다양화가 오히려 세부 연구 분야를 뛰어넘는 탈학제적 연구의 증가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2016년 MLA 학술대회의 경우, 각 세부 분야 비율의 총합이 212퍼센트에 달하는데, 이는 각 패널이 평균 두 개 정도의 세부 연구 분야에 동시에 포함될 정도로 탈학제 연구가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2025년의 경우, 세부 분야의 총합이 249퍼센트에 달해 지난 10년간 각 패널들이 평균 약 2.5개의 세부 분야에 동시에 포함될 정도로 오히려 탈학제적 연구의 비율이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미국 다민족 문학 연구회’(The Society for the Study of the Multi-Ethnic Literature of the United States)나 ‘문학, 과학, 예술 연구회’(Society for Literature, Science, and the Arts)와 같은 탈학제 학술대회의 성장, 그리고 한국학을 비롯한 소수인종 문학이 더 이상 해당 인종에 속한 학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비유색인 또는 비당사자 학자들에 의해서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지난 10년간 연구 분야 간 경계가 더 허물어졌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 할 수 있다.
V. 한국 영문학계의 최근 연구동향과의 비교
이번에는 MLA 패널 제목을 통해 살펴본 미국 영문학·어문학계의 연구동향을 한국의 연구동향과 비교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한국영어영문학회(ELLAK)의 최근 2년(2023년과 2024년)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 제목들을 MLA 패널 제목 분석과 동일한 세부 분야 기준으로 분류해보았다. 물론 MLA와 한국영어영문학회를 완전히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MLA는 영문학 전공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어문학 전공자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학술대회인 반면, 한국영어영문학회는 주로 영문학 및 영어학 전공자들만이 발표하는 학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국영어영문학회는 한국 영문학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학술대회이기에 비교 대상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동등한 비교를 위해 각 논문의 발표 제목 대신에 패널의 제목으로 구분을 하는 게 맞지만, 패널 제목으로 비교할 경우 한국영어영문학회 학술대회 발표 논문의 수가 너무 적어 비교대조군이 너무 작아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가령 2023년의 경우 한국영어영문학회에서는 단 15개의 패널만 운영되었는데, MLA의 676개에 비해 약 45배나 차이가 났다. 따라서 대조군을 충분히 확보하고자 불가피하게 한국영어영문학회의 경우 패널 제목이 아닌 각 발표 논문 제목으로 통계를 냈다.
한국영어영문학회의 정기학술대회에서는 2023년 총 105개, 2024년에는 총 200개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이를 모두 합쳐 세부 분야들로 구분한 뒤, MLA의 최근 2년 통계와 비교해보았다. 다만 한국영어영문학회의 경우 MLA와는 다르게 한국문학 또는 한국의 문화현상을 다룬 논문들의 비중이 상당하여 별도의 카테고리로 추가했다. 그 결과를 각각 표와 그래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표2] 2023-2024년 ELLAK 발표 패널 제목으로 살펴본 세부 분야 동향과
MLA 최근 2년 비교
| 구분 | 2023~2024 | 2024~2025 | ||
| ELLAK 개수 | ELLAK 비율 | MLA개수 | MLA비율 | |
| Contemporary Literature | 135 | 44% | 371 | 28% |
| Race and Ethnicity Studies | 88 | 29% | 353 | 27% |
| Postcolonial and Global South Studies | 89 | 29% | 330 | 25% |
| Gender and Feminist Studies | 82 | 27% | 209 | 16% |
| Non-Anglophone European Literature and Studies | 21 | 7% | 193 | 15% |
| Medieval and Early Modern Studies | 42 | 14% | 192 | 15% |
| African/African American Literature and Black Studies | 24 | 8% | 154 | 12% |
| Pedagogy and Education | 54 | 18% | 142 | 11% |
| Latin American/Latinx Literature and Studies | 3 | 1% | 132 | 10% |
| Queer and Sexuality Studies | 18 | 6% | 119 | 9% |
| Asian/Asian American Literature and Studies | 69 | 22% | 105 | 8% |
| Film and Media Studies | 40 | 13% | 104 | 8% |
| Digital Humanities and Technology/AI | 47 | 15% | 84 | 6% |
| Ecocriticism and Environmental Humanities | 46 | 15% | 84 | 6% |
| Translation and Adaptation Studies | 52 | 17% | 76 | 6% |
| Medical Humanities and Health Studies | 36 | 12% | 73 | 6% |
| Modernist Literature | 45 | 15% | 71 | 5% |
| Indigenous Studies | 3 | 1% | 65 | 5% |
| Theater and Performance Studies | 31 | 10% | 47 | 4% |
| Disability Studies | 4 | 1% | 41 | 3% |
| Science Fiction Literature and Film | 44 | 14% | 17 | 1% |
| Korean Studies | 37 | 12% | – | – |

MLA 최근 2년 비교
여기서 여러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 번째로, 한국영어영문학회의 경우 MLA와 유사하게 현대문학, 인종 및 민족 연구, 탈식민주의 연구의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현대문학 연구의 비중이 전체 발표 논문의 44퍼센트로 MLA의 28퍼센트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두 번째로, MLA에서는 젠더와 페미니즘 연구가 인종 연구에 비해 관심이 적게 나타났지만, 한국에서는 젠더와 페미니즘 연구의 비중이 인종문제 연구, 탈식민주의 연구와 거의 동일하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세 번째로, 아시아계 미국문학, 한국 작가 관련 연구, 번역학 연구, 환경인문학, 디지털 인문학, 영어교육학 등의 관심이 미국의 학계에서보다 높게 나타났고, 다른 소수인종 문학에 대한 연구들, 가령 아프리카계 미국문학, 라틴계 미국문학, 미국 원주민 문학, 성소수자 문학, 장애 연구 등에 대한 연구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거나 MLA에 비해 월등히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한국 영문학계는 미국 영문학계에 비해 현대문학·아시아계 미국문학·한국문학·젠더 및 페미니즘 연구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반면, 동양인을 제외한 다른 소수인종 문학이나 퀴어문학 및 섹슈얼리티 연구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동향은 한국 영문학계가 전반적으로 ‘한국인으로서 영문학을 한다’는 문제의식, 즉 한국이라는 지역적·문화적 맥락 속에서 영문학의 역할과 의미를 모색하고, 나아가 세계 속에서 한국의 위치를 재정립하는 데 관심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미국에서 영문학 연구가 곧 자국 문학 연구인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영문학 연구가 곧 외국 문학 연구라는 점에서 비롯되는 구조적 차이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즘 이론에 대한 활발한 관심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이 분명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는 동시에, 다른 소수인종 문학에 대한 상대적 무관심이 지나치게 협소한 의미의 ‘한국인’ 개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는 비판적 성찰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사회는 다문화 가정의 증가, 국제결혼의 확대, 외국인 유학생의 유입, 해외 진출 한국인의 증가 등 인구 구성의 급격한 변화 과정 속에 놓여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단일민족주의적 관점에 기반한 기존의 ‘한국인’ 및 ‘한국’의 정의는 재고될 필요가 있으며, 다양한 소수인종 문학에 대한 연구는 이제 ‘한국인으로서 영문학을 한다’는 문제의식과도 분리할 수 없는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 퀴어문학 및 섹슈얼리티 연구 역시 점차 젠더 및 페미니즘 연구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으며 독립적인 연구 분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만큼, 한국 영문학계에서 젠더 및 페미니즘 연구에 대한 높은 관심이 왜 퀴어문학 및 섹슈얼리티 연구로 충분히 확장되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성찰이 필요하다.
VI. 대학원생 패널 구분 짓기가 필요할까?
MLA와 한국영어영문학회의 학술대회에서 드러나는 연구 경향성을 비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두 학계에서 나타나는 형식적 차이를 살펴보는 일도 그에 못지않게 흥미롭다. 사실 MLA가 아니라 다른 어떤 미국 학술대회와 비교하더라도 유사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을 텐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대학원생 패널 운영방식이다. 한국의 학술대회에서는 대학원생 패널을 교수나 박사후 연구자들의 패널과 원칙적으로 분리하여 구성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는 대학원생 연구자를 교수와 동등한 동료 연구자로 대하기보다는, 교수와는 구별되는 하위 연구자로 바라보는 차별적 시각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MLA를 비롯한 대부분의 미국 학술대회에서는 프로그램 일정표를 포함해 어느 곳에서도 발표자가 교수인지 대학원생인지 여부를 밝히지 않는다. 발표자의 신분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직접 이름을 검색하거나, 실제 패널에서 좌장이 발표자의 약력을 소개할 때 듣는 것뿐이다. 따라서 해당 발표자가 석사과정 신입생인지, 은퇴를 앞둔 정교수인지 학회 자료만으로는 구분할 수 없다. 또한 학술대회에서 패널을 조직하거나 발표 논문을 수락·거절할 때에도 대학원생과 교수(패컬티)를 엄격히 구분하지 않는다. 물론 좌장이나 학회 조직위원회가 제출된 지원서와 약력을 참고하여 수락 여부를 결정할 수는 있지만, 일단 패널에 합격하고 나면 대학원생 연구자와 교수는 같은 패널에서 동등한 조건으로 발표하고 토론한다.
필자 역시 MLA를 비롯한 여러 학술대회에서 석사과정이나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대학원생들과 같은 패널에서 발표한 경험을 다수 가지고 있다. 논문 심사를 앞둔 박사과정 5~6년 차 박사후보(Ph.D. Candidate)가 자신의 박사논문 한 챕터를 요약해 발표하는 경우, 그 연구의 깊이와 통찰력이 여느 베테랑 교수 연구자 못지않으며, 때로는 해당 패널에서 가장 수준 높은 분석을 제시하기도 한다. 또한 이제 막 석사과정에 입학해 생애 첫 학술대회 발표를 하는 학생들의 경우, 발표문이 상대적으로 학문적 깊이가 부족할 수는 있지만 이들의 연구는 기존 학계에서 다루지 않았던 참신한 주제나 연구 대상을 발굴해 발표하는 경우가 많아 예상치 못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향후 학계가 나아갈 방향과 연구 트렌드를 가늠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과학소설을 연구하는 필자가 최근 자주 참여한 학회 중 하나는 매년 3월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세계환상예술학회(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Fantastic in the Arts, IAFA)다. 필자는 현재 이 학회에서 발행하는 『환상예술저널』(Journal of the Fantastic in the Arts)의 투고 편집자로 활동하는 동시에, 학술대회 조직위원회에서 다양성 패널(Counter Space) 부서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사이언스 픽션을 비롯해 고딕문학, 판타지 등 장르문학과 예술 전반을 다루는 이 학회는 다른 어떤 학회보다도 창작자와 연구자 간의 학문적 교류를 적극적으로 장려하며, 창작자를 연구자 못지않은 중요한 학술대회 구성원으로 대우한다. 예를 들어 기조연설자는 학자나 연구자만 맡는 것이 아니라 매년 창작자 한 명과 연구자 한 명, 총 두 명을 선정한다. 또한 매년 수십 명의 작가를 초청작가로 구분해 학회 등록비를 면제해주고, 학회 공식 프로그램에 이들의 약력을 게재해 소개한다. 2025년의 경우 총 70명의 작가가 발표자 또는 청중으로 학회에 참여했다. 아울러 창작자만으로 구성된 패널을 ‘창작자’(Creative) 패널이라 따로 명명하여 적극적으로 장려하는데, 이 패널에서는 작가들이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발표하거나 토론을 진행하고, 자신의 최신작이나 미발표 작품 일부를 소개하거나 청중과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2025년 학회에서 이러한 창작자 패널은 총 27개로, 전체 학술대회의 약 25퍼센트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하나는 필자가 직접 기획하고 진행한 패널로, ‘챗GPT와 딥시크 시대의 예술: AI와 대규모언어모델(LLM)은 2025년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제목 아래, 연구자 두 명과 휴고상 수상 작가 테드 창(Ted Chiang)을 발표자로 초청하여 AI와 예술의 미래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했다.
이처럼 이 학술대회에서는 창작자와 연구자를 엄격히 구분하지 않고 모두 동등한 발표자로 참여시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교수와 대학원생 간의 경계 또한 매우 모호해진다. 창작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대학원 학위를 보유하지 않았거나, 드물게는 아직 학부를 졸업하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네뷸러상을 수상하고 최근 휴고상 후보에도 오른 작가 레베카 쾅(Rebecca F. Kuang)은 석사과정 1년 차였던 23세에 첫 소설 『아편전쟁』(The Poppy War)을 출간한 직후, 이 학술대회의 작품상 수상자로 초청되어 패널에서 발표한 바 있다. 20대 초반의 석사과정 발표자와 은퇴를 앞둔 영문학과 정교수가 한 패널에서 함께 토론하는 장면은 이 학술대회에서 매우 자연스러운 광경이다.
물론 한국의 영문학계에서도 최근 도미니카 출신의 퓰리처상 수상 작가 주노 디아스(Junot Diaz)가 서울대에서 초청강연을 한다거나, 성균관대에서는 한국의 SF작가 듀나(DJUNA)의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학술행사에 작가 본인을 기조연설자로 초대해 온라인상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김보영 작가를 발표자로 초대하는 등 작가가 학술행사에 참가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학술대회의 기조연설자와 발표자들은 대부분이 창작자가 아닌 연구자들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대학원생 연구자들 역시 박사후 연구자들 또는 교수들과 구분해서 패널이 구성되고 있다. 이렇게 대학원생들을 교수와 구분 짓다 보니 한국의 학술대회에서는 대학원생들이 패널에서 질문하는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수십 년간 쌓여온 문화를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발표 주제가 비슷하다면 대학원생과 교수를 구분하지 않고 한 패널에 구성하는 시도를 조금씩 시도해보면 어떨까 생각된다.
더불어 인문대학 대학원생에 대한 미국과 한국 학계의 경제적 지원 격차도 주목할 만하다. 대학마다 대학원생에게 지급하는 월급이나 생활비 지원 금액에는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한국에 비해 미국의 지원 수준이 현저히 높다. UCLA, UC 버클리, UC 샌프란시스코 등은 최근 대학원생 연봉을 3만 6500달러까지 올려, 약 50퍼센트의 인상 폭을 기록했다. 매우 예외적 사례이긴 하지만, UC 데이비스는 2024년 10월 기준으로 1년차 수업조교(TA)에게 연봉 6만 8000달러를 지급하고 있다. 이는 한화 기준 매달 1000만 원이 넘는다. 비록 UC 계열이라는 특정 지역 대학들에 한정된 예시이지만, 한국의 학계와 비교했을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대학원생에 대한 경제적 지원 문제는 재정적 여건이 열악한 한국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라기보다 국가 차원의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구조적 과제다. 그러나 제도 개선이나 재정 확충과 같은 당장의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를 잠시 차치하더라도, 이러한 경제적·제도적 지원의 격차는 단순히 재정 능력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만이 아니라 우리 학계가 대학원생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열리는 영문학 학술대회들을 살펴보면, 미국 대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대학원생들이 종종 교수들과 동일한 패널에서 발표하는 것과 달리 한국 대학의 대학원생들은 별도의 ‘대학원생 패널’로 분리되어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관행은 한국 학계가 미국과 한국의 대학원생을 다르게 대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한국 대학원생을 미국 대학원생보다 열등하게 인식하는 시각을 반영한다. 학계가 스스로 이러한 인식을 성찰하고 개선하지 않는다면, 유능한 학생들이 점점 더 한국의 대학원을 기피하게 될 것이며, 이는 결국 학문공동체 전체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VII.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지원: 다양성 부서를 만들자
이처럼 한국의 많은 학생이 인접 국가들에 비해 미국 유학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은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한국에 대한 배경지식을 갖춘 학자와 유학생에 대한 미국 학계의 수요 증가, 한국 대학원에 비해 월등히 높은 생활비 지원과 장학금, 그리고 문화적·학문적 환경의 차이 등이 그 대표적인 이유다. 여기에 더해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미국 학계의 다양한 지원정책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미국 영문학계는 지난 10여 년간 여성·이민자·외국인 유학생, 그리고 소수인종 출신 박사들에 대한 신규 교수 채용을 꾸준히 확대해왔으며, 이러한 흐름은 연구 경향의 변화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앞서 언급한 응우옌이 베트남 출신 이민자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국의 최고 명문대학 중 하나인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각종 상을 수상한 사례는 외국 이민자 출신 학자들이 미국 학계에서 어떤 위상과 대우를 받는지를 잘 보여준다. 물론 미국 학계 내부에도 여전히 유리천장, 대나무천장 등 성차별과 인종차별 문제가 심각하게 존재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 또한 병행되고 있으며, 점차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코넬대학교 영문학과는 학과 이름을 2021년 ‘영문과’(Department of English)에서 ‘영어권문학과’(Department of Literatures in English)로 바꾸었다. 이 명칭은 영문학이 단지 영국과 미국의 전통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다양한 아프리카 국가들 그리고 중남미 캐리비안 국가들뿐 아니라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 생산되고 축적된 영어권 전체의 문화 전통을 연구하는 것이며, 그래야만 한다는 영문학과 정체성에 대한 재정의 시도를 잘 보여준다. 필자가 속한 매리스트대학의 경우 다양성 부서의 장을 부총장(Vice President)급으로 격상시키고, 학내에서 총장 다음으로 큰 권한을 부여했다.

이제는 한국의 대학들도 ‘다양성’ 부서를 설치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지방 대학들에서는 이미 외국인 유학생 수가 한국인 재학생보다 많은 경우가 드물지 않으며, 일부 대학의 경우 외국인 비율이 무려 99퍼센트에 이르기도 한다. 지난 10년 동안 외국인 유학생 수는 약 8만 5000명에서 2023년 기준 18만 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자료 14 참조).24) 이러한 변화는 대학원에서도 마찬가지다. 2023년 현재, 국내 대학원생의 약 19.6퍼센트가 외국인 유학생으로, 이는 곧 한국 학계의 미래를 책임질 연구자 다섯 명 중 한 명이 외국 출신임을 의미한다.25)

앞서 말했듯 이는 미국의 대학원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미국 내 대학원 과정의 경우에도 컴퓨터공학, 전기공학, 경제학, 통계학 등 이른바 인기학과의 경우에는 70~80퍼센트가 외국인 유학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이 졸업 후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미국 학계에 남거나 실리콘밸리 등 미국 기업에 취직한다.26)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에 남아 정착하는 경우가 훨씬 희소하다. 어떻게 하면 이들을 한국 사회와 학계에서 중요한 미래 리더로 키워내고, 한국의 필수 구성원으로서 우리나라에 정착시킬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VIII. 인문학 위기에 대한 적극적 대처: MLA 영문학 전공자 경력개발 위원회 보고서
마지막으로 MLA에서 최근 발표한 영문과 전공자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MLA는 영문과 학부생들을 위해 어떤 노력과 제안을 하는지 살펴보고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최근 MLA 산하 영문학과 협회 영문과 전공자 경력개발 위원회(ADE Ad Hoc Committee on English Majors’ Careers)는 「영문학 전공자 취업 준비 및 결과」(“English Major Career Preparation and Outcomes”) 보고서를 발간해 미국의 각 대학 영문과들이 나아가야 할 방안을 분석하여 제안했다.27) 2024년 3월 발간된 60면짜리 이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영문학과 졸업생들은 어떤 직장에 어떤 비율로 취직되는지, 영문과 졸업생들의 평균 연봉이 다른 전공과 비교할 때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고, 영문학 졸업자 내에 여성과 남성의 연봉 차이 및 인종별 연봉 차이 등을 상세하게 비교하여 문제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미국의 영문학과들이 영문학 졸업생들을 위해 무엇을 지원해야 할지 제안하고 있기에 이 글에서 그 내용을 전부 다룰 수는 없지만 한국의 영문학 관련자들이 일독할 만한 글이다.
일부만 소개하자면, 이 보고서에서는 미국에서 영문과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낮고 연봉이 적다는 편견이 존재하지만 이러한 편견이 사실과 다르며, 영문과 졸업생들의 취업 후 직업만족도 역시 매우 높다는 것을 통계를 통해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실제 영문과 졸업생들의 평균 연봉은 7만 6000달러로 조사되어, 다른 모든 전공자들의 연봉을 평균한 값인 7만 8000달러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영문과 전공생들의 평균 연봉이 다른 연봉보다 높지 않은 이유는 영문학과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전공생에게서 동등하게 나타나는 남성과 여성의 평균연봉 차이에서 기인하며, 영문과 졸업생의 대다수가 여성이기 때문에 영문과의 평균연봉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고 결론 내린다. 즉 유리천장과 성차별이 영문학과 졸업생의 낮은 연봉 문제의 본질적인 원인이며, 이러한 성차별 문제가 없다면 영문과 졸업생의 평균연봉이 다른 전공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 보고서에서는 특히 영문과에 속한 교원들이 영문과 학생들의 졸업 후 취업과 경력 개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하며 8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I. 영문과는 해당 전공생들의 경력과 취업 준비를 위해 직접 참여해야 하며, 지도교수와 강사들에게 이와 같은 경력 준비를 도울 수 있도록 학과에서 적극적인 교육과 지원을 해줘야 한다.
II. 영문과 졸업생들끼리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줘야 한다.
III. 영문과 교수들은 연봉과 취업 결과에 대해서 학생들, 학부모들, 일반 대중들, 교내 다른 구성원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하고 믿을 수 있는 자료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반드시 배워야 한다. 믿을 수 있는 이런 자료의 공유는 강의실에서부터 학생 지도에 이르기까지 학과 소통의 핵심 과제가 되어야 하며, 이를 학과 모두의 책임으로 인식해야 한다.
IV. 교수들은 영문학 전공에서 학생들이 개발하는 많은 기술에 대해서 학생들이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며, 이러한 기술들을 잠재적 고용주가 찾고 있는 다양한 기술들과 분명히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V. 영문과를 졸업해서 선택할 수 있는 방대한 진로 선택들에 대해 인식하는 것이 처음에는 너무 막연하게 느껴질지라도, 교수들과 학과는 학생들이 성공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경력들의 다양성을 인지하고 지지해줘야 한다.
VI. 영문과는 학생들이 진로 준비 과정에서 확신과 안전감을 가지고 단계를 밟아갈 수 있도록 커리큘럼과 보조 커리큘럼을 개발해야 한다.
VII. 영문과는 해당 대학이 위치한 지역 내에서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취직 준비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VIII. 학과나 대학의 장은 교수들이 학생들의 취업 준비를 돕는 것을 교수의 중요한 업무의 일환으로 인식하고 지지해야 한다.
이러한 제안과 더불어 이 자료집에서는 실제 미국 내 영문과 졸업생들이 선택하는 모든 진로를 비율별로 상세히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자료들은 학회 차원에서 영문과에 대한 고등학생, 학부모, 그리고 일반 대중의 부정적 인식이나 오해를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학생들의 성공적인 경력 개발과 취업 지원을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특히 “영문학 전공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기술들을 개발하는 것의 중요성을 학생들 스스로 인식하도록 돕고, 이를 잠재적 고용주가 요구하는 다양한 역량과 명확히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대목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영문학 전공에서의 학습이 단순히 과거 영미권 문학작품의 내용을 익히고 숙지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방대한 텍스트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읽고 이해하는 능력,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하는 능력, 그리고 논리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문제해결 능력 등을 함양하는 등 산업 전반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 과정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기술들은 오늘날 많은 기업이 요구하는 핵심 역량이며, 특히 AI 시대에 들어서면서 그 가치가 더욱 중요하게 평가되는 능력이라는 점에서 학생들이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취업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드러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셰익스피어와 제인 오스틴의 문학을 공부하는 것이 단순히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하고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전통적인 인문학의 목적을 넘어서서, 급변하는 기술 변화의 시대 속에서 우리 사회와 공동체, 나아가 산업 현장에서조차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핵심 역량이라는 것이다.
한국 영문학계 역시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학회 차원에서 영문학 전공 졸업생들의 진로 통계를 체계적으로 수집·공개하거나, 각 대학 영문학과가 경력 및 취업 지원을 위해 공통적으로 취할 수 있는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 사회적 통념과 달리 영문학 전공이 결코 이른바 ‘문송(문과라서 죄송)’이 아닐 수 있도록, 학계 차원에서 교육과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개편하고, 이러한 변화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알리는 등의 인식 개선 노력이 요구된다.
IX. 결론
한국의 인문학계는 현재 두 가지의 큰 시대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챗GPT 등 급변하는 기술 변화의 시대에 대응해야 하며, 이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지정학 속 한국의 위상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1990년대 IMF 사태를 겪던 한국에서 영문학을 한다는 것과, 2025년 이른바 ‘케데헌’(K-Pop Demon Hunters)의 시대에 한국에서 영문학을 한다는 것은 매우 다른 의미를 가진다. 1990년대의 세계 지정학 속에서 콘래드(Joseph Conrad)의 『어둠의 심장』(Heart of Darkness) 속 식민주의와 인종차별, 문화제국주의를 비판하는 것과, 2025년 한국 콘텐츠의 넷플릭스 시청율이 미국 콘텐츠와 비등한 시대에 콘래드를 비판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다. 「오징어 게임」이 동남아시아 인물, 탈북민 인물, 성소수자 인물을 다루는 방식은 콘래드와 트웨인(Mark Twain)이 유색인종을 다루는 방식과 과연 어떻게 다른가 고민해야 한다. 챗GPT 시대에 기존 방식으로 과제를 내주고 평가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인 것처럼, 다문화가정 출신 또는 탈북민 학생들에게 ‘한국인으로서 영문학을 한다는 것’의 의미를 기존 방식으로 가르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영국 런던에서,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베트남 하노이에서, 중국 선전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학생들에게 기존 한국 학생에게 가르치던 커리큘럼으로 영문학을 가르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인문학의 위기는 인문학의 기회가 될 수 있고, 인문학의 기회는 결국 다양한 학생들의 학문적·사회적 요구와 다양한 연구자들의 목소리를 학계가 얼마나 담아내고 수용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위기의 인문학 서사를 다양성의 인문학 서사로 바꾸어내자.
- 1) 한국교육개발원 「2021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 조사결과 발표」, 『한국교육개발원』(2022년 12월 27일). https://kedi.re.kr/khome/main/announce/selectBroadAnnounceForm.do?selectTp=0&board_sq_no=3&article_sq_no=34905.
- 2) 교육부 「제2차 인문정신문화 진흥 기본계획 (2022~2026)」(2023년 4월 7일). https://www.mcst.go.kr/kor/s_policy/dept/deptView.jsp?pSeq=1744&pDataCD=0417000000&pType=08.
- 3) 강영연 「인문대 지원 ‘0’, 텅 빈 대학원…공대생은 해외로」, 『한국경제』(2024년 1월 24일). https://plus.hankyung.com/apps/newsinside.view?aid=2024012484561&category=&sns=y.
- 4) Integrated Postsecondary Education Data System, “Completions: Degrees/Certificates by Race/Ethnicity, and Field of Study, 2020-21,” National Center for Education Statistics. https://nces.ed.gov/ipeds/SummaryTables/report/360?templateId=3600&year=2021&expand_by=0&tt=aggregate&instType=1&sid=09a2841a-fdc1-4d81-8dd9-9afad03e265b.
- 5) U.S. Department of Education, National Center for Education Statistics. Integrated Postsecondary Education Data System (IPEDS) Summary Tables: 2010-11. 2011. https://nces.ed.gov/ipeds/SummaryTables/report/360?templateId=3600&year=2011&expand_by=0&tt=aggregate&instType=1.U.S. Department of Education, National Center for Education Statistics. Integrated Postsecondary Education Data System (IPEDS) Summary Tables: 2020–21. 2021. https://nces.ed.gov/ipeds/SummaryTables/report/360?templateId=3600&year=2021&expand_by=0&tt=aggregate&instType=1.해당 통계를 바탕으로 필자가 그래프를 작성하였음.
- 6) Natalia Lusin, and Mai Hunt, “The MLA Job List, 2022-23,” Modern Language Association. https://www.mla.org/content/download/191899/file/Job-List-Report-22-23.pdf.
- 7) 국가 데이터처 「유학생 현황」, 『지표누리』(2025년 11월 9일).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534.
- 8) 유연경 「한국 찾은 유학생 20만 명 돌파, 25년만에 최다」, 『코리아넷 뉴스』(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 2024년 9월 5일). https://www.kocis.go.kr/koreanet/view.do?seq=1049299.
- 9) “Fast Facts 2024: International Students and U.S. Study Abroad,” Open Doors, U.S. Department of State. https://opendoorsdata.org/fact_sheets/fast-facts/.
- 10) “Fast Facts 2010: International Students and U.S. Study Abroad,” Open Doors, U.S. Department of State. https://opendoorsdata.org/wp-content/uploads/2024/11/Fast-Facts_2010-2023.pdf.
- 11) 유상근 「미국의 한국인 교수, 한국의 미국인 교수」, 『한국학의 현재와 미래』(민음사, 2025) 296면 참조.
- 12) “Country and Area Facts and Figures 2024: South Korea,” Open Doors, U.S. Department of State. https://opendoorsdata.org/wp-content/uploads/2024/12/OpenDoors_FactSheet_SouthKorea_2024.pdf.
- 13) “Country and Area Facts and Figures 2024: South Korea,” Open Doors, U.S. Department of State. https://opendoorsdata.org/wp-content/uploads/2024/12/OpenDoors_FactSheet_SouthKorea_2024.pdf.“Country and Area Facts and Figures 2023: South Korea,” Open Doors, U.S. Department of State. https://opendoorsdata.org/wp-content/uploads/2023/12/OpenDoors_FactSheet_South-Korea_2023.pdf
- 14) “New Report on Language Enrollments,” MLA Newsletter 55.4 (Winter 2023) 1면 참조.
- 15) “Korean Language Study Continues to Grow,” MLA Newsletter 55.2 (Summer 2023) 4면 참조.
- 16) Viet Thanh Nguyen, “Cannon Fodder: Books by Immigrants, Foreigners and Minorities Don’t Diminish the ‘Classic’ Curriculum. They Enhance It,” The Washington Post (May 3, 2018).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posteverything/wp/2018/05/03/feature/books-by-immigrants-foreigners-and-minorities-dont-diminish-the-classic-curriculum/.
- 17) “Representation and Pay Equity in Higher Education Faculty: A Review and Call to Action,” College and University Professional Association for Human Resources (April 2024). https://www.cupahr.org/surveys/research-briefs/representation-and-pay-equity-in-higher-ed-faculty-trends-april-2024/.
- 18) 교육부 「2024년 국립대학 양성평등 목표 달성률은 21.4%로 지속적 상승 추세」, 『교육부 보도자료』(2025년 1월 8일); 김종일 「[교수性比 불균형①] 단독-‘강사’ 女 많고, ‘정교수’ 男 압도적」, 『시사저널』(2019년 1월 23일).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80439에서 재인용
- 19) 교육통계서비스 「연도별 고등교육기관 외국인 전임교원 비율(1999-2025) 」, 『대학통계』(2025년 11월 9일). https://kess.kedi.re.kr/mobile/kessTheme/zipyoDetail?menuCd=030202&cd=1813&survSeq=0000&uppCd1=030202&itemCode=03&menuld=m_02_03_01.
- 20) 박나은 「대학들 외국인교수 뽑아만 놓고 ‘나몰라라’」, 『매일경제』(2023년 8월 13일). https://www.mk.co.kr/news/society/10807005.
- 21) Hava Rachel Gordon, Kate Willink, and Keeley Hunter, “Invisible Labor and the Associate Professor: Identity and Workload Inequity,” Journal of Diversity in Higher Education 17.3 (2024) 285~96면. https://doi.org/10.1037/dhe0000414.
- 22) Jefferey Lawrence, “The Global Anglophone: An Institutional Argument,” International Journal of Postcolonial Studies 25.5 (2023) 579~600면. https://doi.org/10.1080/1369801X.2022.2161056.
- 23) 같은 글 583면.
- 24) 오예진 「외국인 유학생 유치 현황 및 향후 과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3 (2024). https://www.kcue.or.kr/_upload/pds/2024/06/24/application_341618f994d33e3f63bf6d7197de59dd.pdf.
- 25) 유상근, 앞의 글 294면 참조.
- 26) “International Students in Science and Engineering,” National Foundaiton for American Policy (August 2021). https://nfap.com/wp-content/uploads/2021/08/International-Students-in-Science-and-Engineering.NFAP-Policy-Brief.August-2021.pdf.
- 27) ADE Ad Hoc Committee on English Majors’ Careers, “English Major Career Preparation and Outcomes.” https://www.maps.mla.org/content/download/191583/file/ADE-Ad-Hoc-Career-Report.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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