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12·3 내란이 윤석열의 탄핵으로 일단락된 후 치러진 대선의 결과는 뻔한 듯 보였지만, 작은 놀라움도 있었다. [표1]에 나타난 것처럼 20대 남성의 약 74퍼센트는 보수 후보인 김문수와 이준석을 지지했으며, 20대 남성은 이준석 후보가 득표율 1위를 기록한 유일한 연령/성별이었다. 이는 청년 남성의 보수화 또는 극우화에 대한 논쟁을 재점화시켰다. 현직 대통령의 반헌법적 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이런 투표 경향이 나타난 것은 보수화 또는 극우화의 결정적인 증거로 해석되기에 충분해 보였다.
[표1] 2025 대선 성별·연령별 출구조사 결과
| 연령 | 성별 | 더불어민주당(이재명) | 국민의힘(김문수) | 개혁신당(이준석) |
| 20대 이하 | 남 | 24.0% | 36.9% | 37.2% |
| 여 | 58.1% | 25.3% | 10.3% | |
| 30대 | 남 | 37.9% | 34.5% | 25.8% |
| 여 | 57.3% | 31.2% | 9.3% | |
| 40대 | 남 | 72.8% | 21.0% | 5.3% |
| 여 | 72.6% | 23.4% | 3.0% | |
| 50대 | 남 | 71.5% | 24.2% | 3.2% |
| 여 | 68.1% | 27.6% | 3.3% | |
| 60대 | 남 | 48.6% | 47.7% | 2.7% |
| 여 | 47.5% | 50.0% | 1.9% | |
| 70대 이상 | 남 | 31.3% | 65.8% | 2.1% |
| 여 | 36.2% | 62.6% | 1.0% |
자료: MBC, KBS, SBS 공동 출구조사
이내 다양한 의견들이 충돌하며 논쟁이 진행되었다. 청년1) 남성이 보수화되었는지, 그리고 보수화를 넘어 청년 남성 집단의 극우화가 심화되고 있는지, 그것의 원인은 무엇이며 해법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것들이었다. 사실 청년 남성의 보수화 경향에 대한 논쟁은 2018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 문재인 정부에 80퍼센트에 육박하는 지지를 보내던 20대 남성들이 2018년 12월에는 모든 성별과 연령 중에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인 것이다.2) 이후 치러진 일련의 선거에서 청년 남성들의 투표 성향이 모두 보수 우위3)로 나타나면서 보수화된 청년 남성을 지칭하는 신조어인 ‘이대남’은 정설처럼 굳어져갔다.
하지만 일련의 연구들은 젠더갈등이나 이대남 현상이 사회적 의제로 급부상한 데에는 청년 당사자들에 의해 주도된 부분보다 정치권과 언론에 의한 확산이 더 큰 원인을 제공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홍지아는 2021년 보궐선거 이후 젠더갈등 담론은 구조적 성차별에 대한 문제의식보다는 정치적 필요에 의해 일부 정치인과 정치권이 주도한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의제 설정의 결과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며, 특히 언론들이 남초/여초 커뮤니티의 과장되고 혐오적인 여론을 중계함으로써 현실 인식을 흐리고 과잉 대표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4) 오다슬과 유흥식은 2019년 1월에서 2022년 7월까지 ‘이대남’을 다루는 언론 기사 2605건을 수집하여 분석했다. 저자들은 이대남이라는 호명을 통해 청년 남성을 갈등의 주체로 상정한 것은 주류 언론과 정치권이었고, 특히 언론은 정치권이 표를 위해 젠더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대남 프레임을 재생산하는 스스로의 역할에 대한 자성은 부재했다고 비판하고 있다.5) 구본상의 연구에서는 2022년 4월 대선 국면과 2023년 1월에 각각 시행된 조사를 비교했다. 그 결과 젠더갈등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뚜렷한 감소가 나타난 반면(59.4%→44.2%), 이념·세대·지역·북한 등에 대한 갈등 인식은 증가했다. 저자는 젠더갈등 인식이 정치적 맥락에 따라 동원된 특정 계층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 내리고 있다.6)
그럼에도 앞서 이야기했던 청년 남성들의 투표 성향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조사에서 나타나는 정치사회적 견해들이 일관적으로 보수적 경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것을 변하지 않을 경향으로 볼 충분한 근거는 없다. 하지만 상당수의 논의들은 보수화·극우화의 여부에 집중할 뿐 심층적으로 원인을 분석하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앞서 살펴본 오다슬과 유흥식의 연구에 근거하면, 해당 분석 기사들은 ‘책임귀인 프레임’(48.2%), ‘집단 정체성 낙인 프레임’(25.7%), ‘갈등·경쟁 구도 강조 프레임’(17.7%) 순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대안 제시 프레임’(1.9%)은 매우 소수였다. 저자들은 현상의 다른 측면들을 조명하는 분석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언론이 여전히 반페미니즘적 성격을 가진 젠더갈등의 주체이자 사회 전반에서 문제적 행위를 일삼고 갈등을 일으키는 존재로서 20대 남성을 편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7)
근본적으로는 현재의 상태를 무엇으로 규정하든 간에, 청년세대는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사회 속에서 성장해온 존재들이다.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했을 때, 그들이 사회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은 시간으로나, 자원으로나, 권력으로나 제한적이다. 때문에 이들을 갑자기 나타난 이질적인 존재로 바라보려는 관점은 부정확하다. 이들은 분명하게 한국사회라는 맥락 속에서 나타난 이들이다.
물론 같은 사회에서 태어나고 자란 청년 여성들은 청년 남성들과 매우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다. [표1]의 21대 대선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투표 성향의 성별 간 차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는 데 반해, 20대와 30대에서만 성별 간 투표 성향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조사에서 20대와 3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성별 간 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 격차가 청년 남성 집단을 더 두드러지게 하는지도 모른다. 2018~19년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시사IN 등이 각각 실시한 조사8)들 이래로 학술 영역에서도 청년세대, 특히 남성에서 나타나는 젠더 인식이나 가치의 성별 격차에 대한 연구들이 다수 생산되었다. 대부분의 연구들은 현재를 기준으로 청년들의 인식과 가치를 측정하고. 측정된 것들 간의 관계를 분석하여 격차의 원인을 찾으려는 방법론을 택하고 있다. 각각의 연구들을 공정성 의식, 능력주의, 진보의 위선에 대한 분노, 세대정치적 함의, 사회경제적 어려움과 불만, 젠더 의식과 젠더 정체성, 실패의 원인을 밖에서 찾는 태도, 여성혐오적 미디어의 영향, 특권의식과 주관적 박탈감 등 다양한 요인들을 제시했다.9) 그러나 모든 연구가 일관된 결과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며, 각각의 요인들 역시 연구자의 입장에 따라 제시된 하나의 담론으로서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글의 문제의식은 보수화된 청년 남성이라는 현재 시점에서의 현상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태도나 의견이 형성되었을 배경들에 대해서 고민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간 청년 남성에 대한 많은 연구는 공시적인 1회성 설문조사 내에서 변인들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는 것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를 동결시키는 방식의 담론만으로 충분한지는 의문이다. 이들이 한국사회가 낳고 기른 이들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어떤 맥락들 안에서 지금의 상태가 도출되었는지를 살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단지 원인뿐 아니라 대안을 고민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그 배경을 살피기 위해 한국 청년 남성의 교육과 양육, 군 복무, 취업과 노동, 연애와 결혼이라는 표준적인 생애주기를 재구성해보고자 한다. 이 표준적인 생애주기는 오늘날 다양한 부침 속에 놓여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달성해야 하는 목표로서의 지위를 갖고 있으며 그 자체로 사회적 압력으로 작용한다. 이 글에서는 각각의 단계들이 어떻게 변화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지를 청년 남성의 관점에서 분석해볼 것이다.10)
또 이 글은 문헌 연구의 성격을 갖는다. 새로운 데이터를 제시하기보다는 관련된 연구와 조사들을 재조합하고 그것을 통해 나타나는 새로운 의미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더 자세하게는 앞서 열거한 다양한 생애주기에 해당하는 복수의 연구와 데이터를 통해 청년 남성의 생애주기와 그로부터 나타날 수 있는 주관적 인식들을 재구성해볼 것이다. 이 글은 불가피하게 청년 남성이라는 집단을 하나의 집단인 것처럼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경향성을 파악하기 위한 분석적 단위로 바라본다.
생애주기를 통해 이 문제에 접근하고자 한 대표적인 연구는 여성가족부가 수행한 2020년의 연구다.11) 이 연구는 “오늘날 청년층에서 표출되고 있는 젠더갈등은 과거와는 다른 사회경제적 환경 속에서 성장한 세대 고유의 젠더 관계에 대한 경험의 산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12)고 연구의 관점을 밝히고 있다. 연구는 가족관계, 학교생활, 또래문화, 미디어 활용, 대학생활에 걸친 생애 경험과 성평등 의식, 페미니즘에 대한 태도 등을 수집하여 집대성했다. 특히 이 연구는 이후에도 비슷한 방식의 대규모 연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면에서 중요성을 띠고 있으며, 이 글에서도 중요한 참고 대상이다.
미리 밝혀두자면, 나는 오늘날 일군의 청년 남성들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일련의 현상들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을 기득권이나 일탈적 존재라고 손쉽게 규정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2030 남성은 하나로 묶어내기에는 너무 광범위한 집단이다. 그리고 어떤 집단에 대한 규정은 그 자체로 다양한 정치적 효과를 수반한다. 정한울은 이대남이라는 호칭의 확산과 관련하여 “문제는 ‘이대남’을 다른 집단과 구분짓는 메시지 자체가 이들의 사회집단 정체성을 공고히하고, ‘이대남이 보수화되었다’라는 경계짓기와 집단 특성 일반화가 반대로 이대남의 보수적 정체성과 보수적 태도를 강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13) 또 추지현과 김조은의 연구14)에서는 반페미니즘으로 일축되는 청년 남성의 젠더 의식이 실제로는 더 다층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더해서 이 글이 갖고 있는 잠정적 관점은 생애주기와 사회화 과정에서의 경험들이 오늘날 청년 남성의 상태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생애주기에서의 성별화된 경험과 인식을 분석하는 것에 집중한다. 또 직접적인 정치의식보다는 객관적인 조건들을 살펴보는 것을 바탕으로 주관적 위치성의 문제를 도출하고자 한다. 요컨대 이 글은 오늘날 청년 남성의 상황이 맥락적이고 반응적일 것이라는 관점에 기반한다.
2. 청년 남성의 삶을 재구성하기
1) 교육과 양육: 말 안 듣고 공부 못하는 남학생들?
한국사회는 대학진학률이 높고 일자리를 얻기 위한 취업 준비기간이 길며 남성의 경우에는 군 복무 기간까지 더해져 사회생활을 시작하기까지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한 사회다. 2023년을 기준으로 20~34세의 청년 중 비기간제상용직을 첫 일자리로 가진 이들의 48퍼센트가 30~34세에 취업했는데, 이를 성별로 보면 여성이 43.5퍼센트였고, 남성이 53퍼센트였다. 기간제 일자리로 넘어가면 20대에 첫 취업을 하는 이들의 비율은 더 늘어난다. 그럼에도 여전히 여성의 39.2퍼센트, 남성의 42.9퍼센트가 30세가 넘어서 첫 일자리를 갖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15) 한국사회의 청년들 중 상당수가 태어나서부터 거의 30년 동안 온전히 양육과 교육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는 청년으로 구분되는 연령대 사람들의 생애과정에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
① 양육
갤럽인터내셔널(2025)이 44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최고의 여아 선호 국가다. 한국은 여아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28퍼센트, 남아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15퍼센트로 딸 선호에서 전체 1위였으며, 이는 1992년에 시행된 같은 조사에서 58퍼센트가 아들을 선호한다는 응답과는 매우 달라진 모습이다.16) 마찬가지로 한국리서치(2025) 조사에 따르면 모든 연령과 성별에서 ‘아들 하나 있어야 한다’는 응답보다 ‘딸 하나 있어야 한다’는 응답이 더 높게 나타났다. 또 ‘아들 하나 있어야’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딸 하나 있어야’에 동의하는 비율은 30퍼센트였던 반면, ‘아들 하나 있어야’에 동의하면서 ‘딸 하나 있어야’에 비동의하는 이들의 비율은 3퍼센트뿐이었다.17)
딸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대중 담론의 수준에서는 딸이 더 키우기 쉽고, 정서적으로 부모와 친밀하며, 노후에 부모를 잘 돌보고, 결혼할 때 경제적 부담이 더 적다는 등의 이유가 알려져 있다.18) 반면 아들은 거칠고, 말썽을 피우며, 말을 잘 듣지 않고, 위험이나 폭력 및 범죄 등에 연루되기 쉽고, 딸에 비해 부모를 잘 돌보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선호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딸 선호와 아들 기피 현상은 한국사회가 기나긴 장자 상속의 속박에서 탈피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딸 선호의 이유가 여전히 젠더화된 기대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은 이 조사 결과가 젠더 고정관념의 해체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다.
과거 남아선호가 강력했던 시절의 남녀 차별적 양육은 많은 한국 여성들에게 트라우마를 남겼다. 여성들의 남아선호를 형성하는 요소 중에는 자신이나 주변 여성들이 겪어왔던 차별과 억압이 자신의 딸에게도 대물림될 것에 대한 두려움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더 이상 음경 모양의 사물들을 찾아다니며 아들 점지를 빌지 않는 오늘날에는 사정이 나아졌을까?
마경희 외(2020)의 연구에 따르면 양육 과정에서 아들과 딸에 대한 대우에는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년세대 중 남매지간인 이들에게 부모가 아들과 딸을 어떻게 대했는지 물어본 결과, 학업 지원에서는 최소 70퍼센트 이상이 똑같았다고 응답했으며, 진로 기대에서도 60퍼센트 이상이 똑같다고 응답했다. 또 아들이나 딸 중 누구에게 더 많이 지원이나 기대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대체로 여성은 딸에게 남성은 아들에게 더 많은 지원과 기대를 했다고 응답했다.19) 유독 많은 차이가 났던 것은 10대 시절 일상생활에서의 자유였다. 귀가시간이나 옷차림 등을 규제하는 것에서 여성과 남성 모두 부모가 아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주었으며, 딸에게 더 엄격했다고 응답했다.20)
한편 부모의 성역할 분업이 공평했다는 인식은 낮은 편이었다. 여성의 63.9퍼센트는 어머니에게 불공평했다고 응답했고, 2.7퍼센트만이 아버지에게 불공평했다고 응답했다. 남성의 경우 40.4퍼센트가 어머니에게 불공평하다고 응답했고, 3.6퍼센트가 아버지에게 불공평했다고 응답했다.21)
요컨대 새로운 시대의 자녀들은 젠더적으로 불공평한 관계의 부모로부터 대체로 공평한 대접을 받으며 성장했다. 이는 앞서 살펴본 남아선호의 감소와 연관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적은 자녀의 수와 딸에 대한 직접적인 선호가 아들과 딸에 대한 양육 태도에도 영향을 준 것이다. 물론 여전히 한국의 가족관계가 평등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부모의 성역할이 어머니에게 평등하지 않았다는 관점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서도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 가지 나타날 수 있는 의문은 남성들에게 가족관계 내의 불평등한 성역할에 대한 인식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왜 성평등에 대한 인식으로 나아가는 경우는 적을까일 것이다. 가능한 추론은 남성들이 어머니를 다른 여성들과 분리되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들들은 어머니의 헌신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때로는 불평등한 처우에 문제의식을 가질 수도 있다. 또 일부는 어머니의 문제를 바탕으로 보편적 성차별에 대한 인식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체로 어머니의 문제는 내 가족의 문제로 여겨지며, 문제도 해법도 개인적인 차원으로 인식된다. 게다가 아들들의 경우 딸과는 다르게 성장하면서 점점 어머니와 나 사이의 이질성을 인지하게 되고, 특히 젠더의 관점에서 어머니와의 동일시를 어렵게 한다. 또 어머니의 문제가 성차별 구조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아들에게는 내가 그런 차별구조의 수혜를 입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일이 된다. 그러다 보니 아들에게 어머니의 문제는 매우 개인적인 해법으로, 성공해서 어머니에게 효도를 하겠다는 식의(현실은 그마저도 딸의 효도에는 대체로 못 미치는) 관점으로 나아가기 쉽다.
② 교육
한편 교육과정에서는 남학생의 학습 부진이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세계은행22)과 유네스코23)는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남학생의 학업 저성취와 이탈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세계은행의 보고서에서는 남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읽기’에서 낮은 성취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과학과 수학에서도 그런 현상이 이어진다고 보고한다. 또 협력·팀워크·공감능력 등에서 발달이 더디며, 성적이 매우 낮은 남학생이 전체 평균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유네스코의 보고서에서는 140개 나라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다수의 국가에서 남학생이 유급을 당하거나, 교육을 완수하지 못하거나, 낮은 학습 성과를 보일 위험이 여학생보다 더 크다고 보고하고 있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2023년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 결과24)를 보면, 교육과정의 상당 부분을 이해하는 3수준(최고 4수준) 이상의 비율에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국어, 영어에서는 최소 11퍼센트, 최대 17.9퍼센트 높았으며, 수학은 근소하게 앞섰다. 반대로 가장 낮은 이해도인 1수준의 비율에서는 남학생이 과목별로 3.7퍼센트에서 7.4퍼센트 더 많았다. 그 외에도 남학생들이 남녀공학에서 성적 경쟁에 불리하다는 인식은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25)
마경희 외(2020)에서 나타나는 청소년기 남녀공학에서의 생활지도에 대한 인식을 보면 두발이나 복장 단속, 이성 교제에 대한 제재는 여학생이 더 많았다는 인식이 근소하게 더 높았으나, 교사로부터 지적받거나 혼나는 일은 남녀 모두 남학생이 더 많았다고 응답했다. 남학생이 더 많이 혼났다고 응답한 남성은 39.1퍼센트였고, 여성은 15.9퍼센트였다. 반면 여학생이 더 많이 혼났다는 응답은 여성 3.5퍼센트, 남성 1.5퍼센트에 그쳤다.26)
고등교육기관(전문대 이상) 취학률은 2015년 여성이 남성을 앞지른 이후 격차가 지속되고 있다.27) 2024년을 기준으로 하면 남성 73.1퍼센트, 여성 76.9퍼센트다.28) 또 1980년대생 이후로 여성 대졸자가 남성 대졸자보다 늘어나고 있으며, 1990~94년생을 기준으로 하면 남성 대졸자가 65.3퍼센트, 여성 대졸자가 78.5퍼센트로 나타난다.29)
이상의 결과들은 교육에서의 성과가 젠더화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현상의 원인에 대하여 세계은행의 보고서는 과거 성차별적이었던 노동시장에서 남성들이 별다른 노력 없이 직업을 구할 수 있었던 것, 교육과정에서의 실패가 반복적으로 누적되어 교육 유인이 약해진 것, 남성과 소년들에게 교육받고 규범을 지키는 것을 ‘여성적인 것’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거부하도록 하는 성별 고정관념, 남학생의 학습 양식·동기·감정조절 방식이 고려되지 않은 수업방식 같은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으며, 유네스코에서는 빈곤, 성별 고정관념, 성별/수준별 수업 분리, 체벌 및 학교폭력, 이동·분쟁·이주 등을 원인으로 제시하고 있다.30)
물론 성적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실제로 교육에서 나타나는 여성의 성과는 노동시장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청년기가 사실상 교육의 시기라는 것을 감안하면 교육에서의 성과는 중요하다. 남학생들은 성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활과 활동의 측면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에 놓여있다. 마경희 외(2020)에서 나타난 학창시절 남학생들이 명백히 우위를 점하는 몇 안 되는 항목은 체육 활동과 ‘무거운 것 들기’였다.31)
여기에 더해서 고민해볼 문제가 있다. 여전히 일반적으로 교육과 양육은 비대칭적인 권력관계를 상정하여 이루어진다. 청(소)년은 부모와 교사, 또는 교수와 그러한 관계를 맺는다. 2024년을 기준으로 초·중·고의 여성 교사 비율은 70.6퍼센트이며, 2022년 기준 교장 및 교감을 제외한 남교사가 하나도 없는 학교도 107곳에 달하고 있다.32) 가족에서 돌봄의 책임 역시 여전히 어머니33)에게 몰려 있으며 다른 구성원이라 해도 할머니인 경우가 많다.
일련의 상황들을 다소 거칠게 조합해보자면 남자 청(소)년의 입장에서 동년배 여성들은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어머니와 (여)선생님은 돌봄이라는 역할을 여성의 몫으로 여기는 성차별적 사회의 맥락하에 만들어진 관계일지언정, 자신들을 교육하고 훈육하는 존재다. 사회의 수많은 지표가 여전히 남성과 여성 사이의 기울어진 권력관계를 증명하고 있지만, 이는 상황에 따라서 약해지거나 뒤집히기도 한다. 어머니나 선생님은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남자 청소년들과의 관계에서 더 많은 권력을 갖는다. 간혹 남학생들이 폭력을 통해 이 관계를 깨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지만, 그런 행동은 그가 향후 더 많은 권력이나 성공을 누리게 해주기는커녕 그 반대에 가깝다.
요컨대 양육과 교육 과정에서 남성들은 성차별과 남성의 특권을 자각하기보다는 성인 여성으로부터는 통제받고, 동년배 여성들과는 동등하거나 다소 열위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여성혐오적 온라인 커뮤니티와 또래문화의 영향이 더해진다. 최윤정 등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온라인 문화는 성별화되어 있으며, 청소년 인기 콘텐츠들에서는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성차별·성희롱·젠더 폭력의 정당화 또는 완화 같은 요소들이 나타났다. 청소년들은 페미니즘을 교육보다는 유튜브 등을 통해 이해하고 있으며, 남성 청소년들에게는 페미니즘을 향한 조롱·비난·증오 등이 표출되기도 했다.34)
이런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는 차별, 인권, 페미니즘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적절한 교육이 지속적으로 행해지지도 않는다. 최근 이런 교육의 영역은 보수 기독교와 극우세력에게 지속적인 방해를 받아왔고, 선거 결과에 따라서 정부나 지자체의 수주를 받아 인권교육을 빙자한 차별교육이 실시되는 경우도 많다.35) 다양한 조사들에 따르면 성인들에게서도 성차별에 대한 온전한 인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청(소)년 남성에게 여성이 사회적으로 차별받고 있다는 인식이 자연적으로 생겨나길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양육과 교육의 영역에서 성차별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 비해, 그리고 다른 영역들에 비해서는 성차별의 영향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24년을 기준으로 인간은 성별과 상관없이 모든 면에서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남자 청소년은 94.7퍼센트, 여자 청소년은 98.6퍼센트로 나타난다.36) 하지만 이 양성평등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묻는다면 서로 매우 상이한 대답을 할 것이다. 남성 청소년들은 ‘양성평등’을 자신들의 차별이나 억울함, 또는 공정하지 못한 여성 우대 조치의 해소로 받아들이고 있을 가능성이 더 크다.
2) 군 복무: 군대가 ‘남자’를 만든다
군 복무는 다수의 한국 남성들이 겪게 되는 대표적인 젠더화된 생애 사건이다. 국가로부터 남성으로 인지된 모든 이는 성인이 됨과 동시에 신체검사를 안내하는 병무청의 편지를 받게 된다. 한국의 현역 판정률은 2023년을 기준으로 83.7퍼센트이며, 일률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징병제를 시행하는 국가 중에서도 높은 편이다.37) 2018년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 신설을 명령한 이후 천신만고 끝에 도입된 대체복무는 여전히 징벌적 성격이 강하며,38) 그마저도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즉 병역은 대부분의 남성에게 선택사항이 아니다.
조영주 외(2019)에 따르면 군대를 전역한 20대 남성 응답자의 80.8퍼센트는 그럴 수만 있다면 군대를 안 갔을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입대 전과 제대 후 시간을 포함하여 평균 29.9개월의 시간이 군 복무를 위해 소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9) 군 복무 중 경험한 두려움과 걱정으로는 제대 후 사회복귀(64.8%), 체력적으로 힘든 훈련(53.8%), 훈련 중 사고·사망(39.0%) 등이 있으며, 조사 대상자의 19.9퍼센트가 군 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응답했다. 군 생활 적응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는 자유가 없는 생활(33.9%)이 가장 컸으며, 그 외에 군대문화(26.3%), 개인 성격(20.1%), 군대 내 인간관계(18.6%) 등이 있었다.40) 제대 이후 일상생활 복귀의 어려움은 학업(62.5%)이 가장 컸으며, 취업/재취업(59.4%), 변화된 사회문화(54.0%), 인간관계(52.6%) 순으로 나타났다. 또 군 복무 이후 트라우마를 겪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44.3퍼센트였고, 이들 중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도 5.3퍼센트에 달했다.41)
군 복무가 유용했다는 인식도 적지는 않았다. 응답자들은 개인의 자질 측면에서 조직생활, 체력, 인간적 성숙, 정신력, 책임감 등에 도움이 되었다는 데에 높은 비율(70% 이상)로 동의했다. 또 경력 측면에서는 취업(46.9%)과 자기계발(36.2%)에 비교적 낮은 비율로 동의했으며,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야 사람 된다’에 52.9퍼센트, ‘남자라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에는 74.5퍼센트가 동의했다. 반면 군 복무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군대는 안 가는 것이 좋다’에 79.4퍼센트로 높은 동의를 나타냈으며, ‘군 복무는 잃는 것이 많다’에 66.7퍼센트, ‘군대는 시간 낭비다’에 59.8퍼센트가 동의했다. 또 군 복무에 대한 보상이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한 인원이 82퍼센트를 차지하며 높은 불만족을 드러내기도 했다. 군 복무 기간을 전체 100으로 두었을 때 불필요한 작업의 비중을 묻는 질문에서는 45.1 정도가 불필요했다고 응답했다.42)
이 조사의 대상자들은 군 복무를 이미 마친 이들임에도 그에 대한 인식은 매우 좋지 않았다. 군 복무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역시 군 복무를 피할 수 없다는 조건하에서 긍정적인 면을 조명하는 것에 가깝다. 이처럼 군 복무는 희생이자 손실로 여겨지며, 여전히 적지 않은 수가 그로 인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기까지 한다.
군 복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여러 정권에 걸쳐 지속되어왔다.43) 그러나 여건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군 복무에 대한 청년 남성들의 인식은 별로 변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군 복무를 일생에 한 번 경험한다는 사실이 가져오는 당사자성의 모호함이 있다. 가령 이미 군대를 다녀온 이들에게 군 복무 여건의 문제는 더 이상 내 문제가 아니다. 이들이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아 그 아들이 만 19세가 될 때에야 비로소 다시 자신의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들은 군 복무를 하지 않은 이들에 비해서 호봉이나 연금 등에서 이익을 보기도 한다. 군대를 가기 전인 이들에게 군 복무 여건은 중요하긴 하지만, 이것이 군대라는 미지의 경험을 내 의지와 상관없이 겪어야 한다는 공포·분노·박탈감 같은 것을 해소해줄 수는 없다. 군 복무 중인 병사들의 경우 정책은 순차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적용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으며, 군인이라는 신분은 시민으로서 의견을 제시하거나 항의를 하는 것이 사실상 금지되어 있으므로 매우 한정적인 의미의 당사자가 될 수 있을 뿐이다.
특히 한국의 군 복무는 시민권과 자유의 제한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의무 복무자들은 일반 시민과는 다른 군인의 신분과 의무를 강제로 부여받게 된다. 군인은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하며, 영리행위 및 겸직을 할 수 없고, 집단행위뿐 아니라 정치운동이나 정당 가입도 금지된다.44) 복무 중에는 주기적으로 정신교육을 받아야 하고, 그것에 반하는 의견을 개진할 경우에는 일반 국민과 다르게 얼마든지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걷고, 말하고, 식사하고, 잠자고, 배변을 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관리의 대상이 되지만, 막상 그 기준은 상황과 지휘관에 따라서 매우 자의적이다.
마경희 외(2018)에 따르면 군 복무에 대한 인식은 남성의 성차별주의적 인식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군 복무가 남성에게 특권을 준다고 인식하는 남성들은 적대적 성차별과 반페미니즘적 태도가 줄어들고 온정적 성차별주의가 높았던 반면, 군 복무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일수록 적대적 성차별과 반페미니즘적 태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45) 앞서 조영주 외(2019)의 조사에서는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 이들은 80퍼센트였는데, 징병제가 남성차별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은 42.2퍼센트만이 이에 동의했다.46)
군 복무 의무를 남성에게만 부여한 것이 여성들이 아님이 분명한데도 이런 경향성이 나타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하나의 가설은 군 복무에서 기인하는 고통과 부정적 감정들이 강력한 정당성과 강제력으로 무장하고 있는 병역제도 자체로 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박정희의 군부독재는 매우 강력한 병역제도를 시행하는 한편 그것을 신성한 국방의 의무로 의미화하고자 했다.47) 민주화 이후에도 연예인과 고위층의 병역비리가 부패의 중요한 표상이 되면서 신성한 의무로서의 성격은 더 강화되었다. 이 건드릴 수 없는 신성함은 제도 자체에 대한 의문 대신에 그것의 수행 여부에만 집중하는 식으로 고통의 평등주의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런 보편성과 신성함은 개인들이 겪는 고통과 피해를 적절한 방식으로 논의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오히려 모두가 다녀온 곳인데 유난을 떤다거나 나약하다는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될 뿐이다. 결국 이 문제는 남자들끼리는 누가 더 힘든 군 생활을 했는지를 경쟁하듯 늘어놓는 것과,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지 않는 동년배 여성들을 대상으로 의미 없는 분풀이를 하는 식으로 흘러왔다.
한국사회에서 ‘군대는 남자를 만든다’라는 말에는 두 가지 함의가 있다. 우선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군대는 여전히 남성중심적인 조직이며, 군인들을 특정한 패턴의 남성성에 맞춰 훈육한다. 군인들은 그것을 통해 명령에 복종하고 강인한 ‘사나이’가 되어야 한다. 두 번째 함의는 군대가 정체성으로서의 남자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개인으로서의 남성들은 다양한 지위와 정체성을 갖고 있고, 그에 따라 사회에서 다양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군 복무는 그런 것과 상관없이 오로지 남성이기 때문에 겪게 되는 일이다. 때문에 남성이라는 정체성을 중심으로 볼 때 가장 광범위한 영향력과 동의를 얻을 수 있는 문제가 군 복무다. 역으로 군대라는 이슈는 개별자로서의 남성들을 집단적 성별로 묶어내는 역할을 하게 된다.48)
입대를 기다리고, 복무를 하고, 전역을 하는 모든 과정이 청년기에 일어나기 때문에 청년층 남성들에게 군대의 중요성은 높을 수밖에 없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군 복무의 중요도나 피해의식이 희석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조영주 외(2019)에서는 군 복무에 대한 남성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연령이 높아질수록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다.49)
3) 취업과 노동: ‘취업은 남자가 잘한다’
대졸자를 기준으로 하면 교육과 군 복무가 끝난 이후 대부분의 경우 취업전선에 뛰어들게 된다. 대졸이 아닌 이들도 군 복무 여부는 남성 고용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체로 군 복무 이후 본격적인 취업과 노동이 시작된다. [그림1]에 나타나듯 2025년 5월을 기준으로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은 20~29세까지는 여성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으나, 30~34세 구간으로 넘어가면 여성을 앞지른다. 35~39세 구간으로 넘어가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은 소폭 하락하는 반면, 남성의 고용률과 경제활동 참가율은 증가하여 격차가 커진다.50)
20~34세 남성의 첫 취업 평균 소요 기간은 15개월, 여성은 12개월로 나타났고, 성별 첫 일자리 임금의 경우 [그림2]에서 보듯이 남성은 200~300만 원이 41.4퍼센트로 가장 많았으며, 300만 원 이상도 11.3퍼센트였다. 여성의 경우에는 200~300만 원이 35.8퍼센트로 가장 많았으며, 150~200만 원도 34.6퍼센트로 나타났다. 300만 원 이상은 4.6퍼센트뿐이었다.51)


앞서 살펴본 대로, 20대 구간에서 여성의 취업률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은 일반적으로 남성이 군 복무의 영향으로 여성보다 첫 취업 시기가 늦어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문제는 여전히 여성의 낮은 고용률이다. 황선호와 오유진(2024)에 따르면 한국에서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고, 여성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여전히 OECD 기준 하위 25퍼센트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한국은 모든 연령층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80퍼센트를 넘기지 못하는 5개 국가(코스타리카·멕시코·튀르키예·미국·한국) 중 하나다. 30~54세에 해당하는 핵심 연령층은 연령대별 하위 25퍼센트보다도 낮으며, 65세 이상에서만 OECD 최고 수준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나타난다. 결혼, 육아, 출산과 관련 있는 35~44세 연령층은 하위 25퍼센트 수준에도 미치지 못해 여전히 M자형 경력 단절 현상이 드러난다.52)
정성미에 따르면 25~39세 여성의 고용률은 2016~23년 사이 7.03퍼센트포인트가 증가되었다. 증가 원인을 분석한 결과 미취학 자녀가 있는 여성의 감소(29.2%), 가구 독립 증가(20.4%), 미혼 증가(15.6%)가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고를 다투는 성별 임금 격차의 경우 2023년을 기준으로 전체 차이(월 임금 기준 30.7%)의 46.9퍼센트만이 지정된 변인들로 설명되었고 53.1퍼센트는 설명되지 않는 차이로 나타났는데, 이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설명한 것은 근속연수(18.3%)와 산업(16.0%)이었다.53)
이상의 지표들은 한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여성에게 매우 불리하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여성들이 대학교육에서 더 높은 성취를 보였던 것과 연결하면 더 문제적이다.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노동시장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물론이고, 결혼과 출산이 여전히 여성들의 일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객관적 지표들과 당사자들이 체감하는 주관적 인식에는 차이가 나타난다. 국승민 외54)는 여론조사를 통해 초중고 교육과정, 대학입시, 취업, 취업 후 업무능력에서 남녀 중 누가 더 유능한지를 물었다. 전체 평균으로는 차이 없다는 응답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남성과 여성이 각각 자신의 성이나 다른 성을 더 뛰어나다고 응답한 것을 정리한 [표2]와 [그림3]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나타난다. 전체 연령의 평균을 포함하여 교육과정과 입시에서는 여성이 유능하다는 응답이 더 많았던 반면, 취업과 업무능력에서는 남성이 유능하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전체 평균과 2030 청년층의 응답은 차이가 있었으며, 남녀 간의 차이도 명확하게 나타났다.55)
[표2] 남성과 여성의 생애 유능도(단위: %)
| 구분 | 교육과정 | 대학입시 | 취업 | 업무능력 |
| 남자-남자 | 3 | 6.1 | 14.2 | 31.85 |
| 남자-여자 | 20.05 | 21.3 | 19.2 | 8.4 |
| 여자-남자 | 1.55 | 5.2 | 44.1 | 12.75 |
| 여자-여자 | 30.65 | 22.15 | 11.85 | 24.65 |
| 전체-남자 | 2.6 | 8.4 | 37.5 | 25.4 |
| 전체-여자 | 29 | 22.1 | 12.3 | 13 |
* 남자와 여자 항목은 20대와 30대를 성별로 합산하여 나눈 것이며, 전체는 전 연령 평균임, 좌측 항목은 응답자 성별 → 뛰어나다고 응답한 성별 순.
[그림3]을 살펴보자. 2030 남성이 특정 성이 더 유능하다고 응답한 내용을 모아보면, 교육과정과 대학입시에서 여성이 유능하다는 응답이 남성이 유능하다는 응답보다 높았다. 또 취업에서도 여성이 유능하다는 응답이 근소하게 높았다. 반면 업무능력에서는 남성이 유능하다는 응답이 매우 높았다. 반면 2030 여성은 교육과 대학입시에서는 여성이 더 유능하다는 응답이 크게 높았으나, 취업에서 남성이 더 유능하다는 응답이 크게 높아졌다. 업무능력에서는 여성이 더 유능하다는 응답이 남성이 더 유능하다는 응답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전 연령의 평균을 보면 교육과 대학입시에서는 여성이 더 뛰어나다는 인식이 컸으나 취업과 업무능력에서는 남성이 더 뛰어나다는 인식이 컸다.

교육과정과 대학입시에서 여성의 유능함은 남녀가 함께 갖고 있는 인식이다. 그러나 취업과 취업 후 업무능력에서는 인식이 어긋난다. 취업의 경우 20대 남성(21.1%)이 30대 남성(17.3%)보다 여성의 유능함을 더 많이 인식했으며, 반대로 20대 여성(40%)보다는 30대 여성(48.2%)이 취업에서 남성의 유능함을 더 크게 인식했다.
이는 2030 남녀가 각자 겪게 되는 취업시장에서의 경험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2030 남성의 경우 동기 여성들에 비해 취업 시기가 늦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취업에서 여성에게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반면 여성들의 경우 더 뛰어난 교육 성과를 이루었음에도 동년배 남성들이 더 좋은 일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보며 좌절을 느끼는 것이다. 2030 남녀의 응답에서도 평균과 유사하게 ‘차이 없음’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유일한 항목이 취업에 대한 2030 여성의 평가다(‘남자가 더 유능’ 44.1%, ‘차이 없음’ 34.95%). 이 항목에서 20대 여성은 14.9퍼센트가 여성이 더 유능하다고 답한 반면, 30대 여성은 8.8퍼센트만이 여성이 더 유능하다고 답했다. 이는 취업시장에서의 차별을 가장 본격적으로 겪고 있는 것이 30대 여성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56) 취업 후 업무능력의 경우 20대에게는 아직 본격적인 체감이 어려운 영역이며, 취업이 상대적으로 늦은 남성들의 경우에는 30대 초반에도 비슷할 수 있다. 최근 20대 여성의 취업 역시 늦어지고 있으므로 20대 여성의 평가 역시 본격적이긴 어렵다.
그럼에도 2030 남성은 여성에 비해 현재의 취업·임금·승진 등의 조건이 공평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으며, 여성에 대한 차별이 크다고 여기지 않는다. 이태에 따르면 임금 경험이나 아르바이트 등을 통한 노동시장 경험에서 청년 남성과 여성은 특정 성별에 대한 선호 때문에 채용이 거절되거나,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불평등하게 배분받거나, 여자다움/남자다움을 요구받는 등 성별에 따른 차별을 겪은 경험을 적지 않게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57) 이는 가령 서빙이나 고객 응대에는 여성을 선호하고 육체적으로 힘든 일에는 남성을 선호하는 것, 또 여성 직원에게 화장이나 ‘여성적’인 복장을 강요하는 것 등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PC방, 편의점, 식당 등 단순 접객업의 경우에는 남성에게만 군필자일 것을 요구하거나 아예 여성만 뽑는 경우도 많다. 이런 관행들은 여러모로 차별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전체 노동 생애를 놓고 보면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20대 남성들이 느끼는 취업 시의 불리함에 대한 인식에는 영향을 줄 여지가 있다.
전반적으로 20대 남성의 불리함에 대한 인식은 노동 및 소득과 관련된 여러 통계를 바탕으로 보았을 때 사실과 어긋난다. 아르바이트 등 단기 노동시장에서 여성을 우대하는 경우가 있지만 정규직 일자리의 경우에는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연령으로는 30대 이후 남성의 취업률과 노동조건은 양적인 면에서나 질적인 면에서 여성을 훨씬 앞지른다. 신경아는 지난 20여 년간 한국 노동시장의 변화가 젠더 불평등을 구조적으로 개선하지 못했으며, 여성은 여전히 불안정하고 저임금인 일자리에 몰려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여성과 남성의 생애 기대임금의 격차는 여전히 매우 크다.58)
그러나 청년 남성의 주관적인 불리함의 인식은 취업만이 아니라 군 복무 문제가 결합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자신의 취업이 늦어지는 것이 군 복무에 의한 시간 낭비와 적응의 어려움 같은 것의 연장선상으로 보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실제로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여성할당제59)에 대한 허수아비 때리기가 일부 보수 정치인과 남초 커뮤니티 등에 의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이 주관적 불리함을 증폭시켜왔다.
여기에 더해 노동시장의 불안정성과 경쟁이 심화하는 현상이 경쟁자에 대한 견제 의식을 부추기고 있는 점도 있다. 이런 상황은 남성과 여성 모두가 겪고 있지만, 남성은 여성에 비해 경제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가령 우성범에 따르면 한국에서 남성 규범을 측정하기 위한 질문에 ‘경제력이 있다’(3.40/5), ‘가족을 먹여 살린다’(3.80/5), ‘무슨 일이 있더라도 가정에 돈을 벌어온다’(3.70/5)와 같은 문항에 대한 동의 정도가 높게 나타났다.60) 남성 생계부양자에 대한 믿음은 청년세대에서 많이 옅어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남성은 여성에 비해 전통적인 남성성과 생계부양자 모델에 대한 동의가 더 크다.61)
이는 청년 남성들이 경제적 입지의 불안정성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다. 동시에 청년 남성들은 그것을 개인의 책임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시사IN과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정부가 국민 복지에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 vs 개인이 자신의 생계에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라는 질문에 대하여 응답자의 65퍼센트가 정부의 책임을, 35퍼센트가 개인의 책임을 택했다. 그런데 20대 남성(46%)과 30대 남성(54%)은 평균보다 낮은 비율만이 정부의 책임이라고 응답했다. 20대 여성의 73퍼센트, 30대 여성의 69퍼센트가 정부의 책임이라고 응답한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62)
정리하자면 최근 남성의 고용률이 하락하고 여성의 고용률은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긴 하지만, 노동시장은 여전히 남성이 압도적일 만큼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20대에서 가장 적은 성별 격차를 보이고는 있지만, 그마저도 일자리의 질을 따지면 여전히 남성이 더 좋은 직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청년 남성들의 취업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은 객관적인 상황과는 다르다. 우선 취업은 사회경제적 생존과 관련된 영역으로, 극한의 경쟁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따라서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 같은 객관적 상황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가 없는가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군 복무에 소요되는 시간 때문에 생겨나는 구직의 시차가 발생한다. 이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늦춰진다는 면도 있지만, 그것을 넘어서 나는 군대라는 희생을 하고 다시 적응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는데, 여성들은 그것을 건너뛰고 빠르게 취업했다는 식의 인식도 포함된다. 교육에서 여성이 나타내는 성취도 주관적 인식에 영향을 준다. 교육과정에서 남성과 대등하거나 앞서 나갔던 여성들이 나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청년 노동의 불안정성을 유형화한 박나리와 김교성에 따르면 가장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초기 안정 진입형의 경우 각 성별에서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11.3퍼센트와 12.6퍼센트로 여성이 약간 높았다. 그러나 다른 대부분의 불안정 유형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일괄적으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63) 이는 여성의 일부가 상층 노동시장으로 더 많이 진입했고, 여성 내부의 격차가 커진 것으로 보아야 하겠으나, 누가 한정된 좋은 일자리를 얻는가에 집중하게 되는 취업의 특성상 이것이 남성의 불리함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사실 이런 문제와 인식들은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를 쉽게 얻을 수 있다면 해소되거나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64) 또 객관적 상황과는 별도로 남성들에게 경제적 능력을 갖추는 것은 자신을 증명하고 존재론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경로다.65) 이 압박은 개인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라기보다는 사회적인 것이고, 사회가 이런 능력을 갖추지 못하거나 이탈하는 이들을 패배자·낙오자로 낙인찍는 것을 개인이 쉽사리 거부할 수는 없다.
4) 연애와 결혼: ‘돈이 없다’와 ‘사람이 없다’의 사이
연애와 결혼은 과거 보편적인 생애주기에 속해 있었지만, 오늘날의 사정은 제법 달라졌다. 한국의 조혼인율66)은 2024년 현재 4.4를 기록 중이다. 2022년 3.7로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조금 오른 수치다.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응답한 20대 남성은 30퍼센트, 30대 남성은 46퍼센트였고, 20대 여성은 24퍼센트, 30대 여성은 21퍼센트였다. ‘하지 않아야 한다’는 응답은 20대 남성 20퍼센트, 30대 남성 13퍼센트였으며, 20대 여성은 17퍼센트, 30대 여성은 19퍼센트였다(나머지는 해도 좋고 아니어도 좋음을 선택했다). 미혼 층 전체의 의향은 ‘해야 한다’ 26퍼센트, ‘하지 말아야 한다’ 16퍼센트였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결혼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20대 남자의 60퍼센트, 30대 남자의 57퍼센트가 동의한 반면, 20대 여성은 35퍼센트, 30대 여성 40퍼센트만 동의했다.67)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2030 미혼 남성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기 때문에’(57%)를 제1의 이유로 들었다. 그 외에는 ‘적당한 상대를 아직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43%), ‘결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28%) 순이었다. 2030 미혼 여성의 경우 ‘적당한 상대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38%), ‘결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34%),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기 때문에’(33%) 순이었다. 각각 1, 2, 3위로 꼽은 항목은 같지만 이유에 대한 비중은 차이가 있었다. 혼인 건수 감소의 원인으로는 2030 남녀 모두 ‘내 집 마련 등 결혼비용 증가’를 1순위로 꼽았으며, 출산/양육에 대한 부담도 주요한 이유로 꼽았다. 20대 남성을 제외한 연령층에서는 결혼은 선택이라는 인식이 큰 영향을 끼친다고 응답했으며, 20대 남성과 30대 남성은 남녀 갈등 심화에 의한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보고 있었다.68)
과거 여성은 결혼을 통하지 않으면 온전한 사회적 권리와 시민권을 부여받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시민적 권리의 차원에서는 과거에 비해 많은 개선이 있었다. 여전히 차별이 존재한다고 해도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경제적인 활동을 통해 삶을 영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여성들에게 결혼이라는 낡은 제도와 확대 가족관계 속에서 불합리한 일들을 감당해야 할 동인을 상실케 했다.
장경섭은 한국의 자본주의의 변화와 맞물린 가족제도의 변화를 분석하며 “미혼여성에게는 갈수록 결혼이 (1) 불안정 고용 상태에서 가사 참여도 저조한 남편, (2) 본인의 가족뿐 아니라 국가, 사회, 경제를 위해 자신의 복잡다양한 헌신을 요구하는 가족화된 의무와 기능 등, (3) 그리고 본인의 고강도 직장생활 사이의 황당한 결합으로 다가올 수 있다”69)라고 언급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교제 폭력, 스토킹, 불법 촬영, 딥페이크 등 여성들이 체감하는 성폭력에 대한 공포와 분노는 2030을 넘어서 범세대적으로 존재한다.70) 이는 이성교제에서 여성들에게 큰 위험이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제적 안정성은 여전히 결혼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지만, 청년 여성들에게는 평등한 관계와 안전이 그에 못지않은 중요한 문제로 부상 중이다. 그러나 청년 남성들의 인식은 여전히 경제에 집중되어 있다.
청년 남성층에서는 여전히 결혼에 대한 의향이 여성에 비해 높으며, 동년배 여성을 적대적으로 여기는 경향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그러나 이는 여성들이 겪는 성차별을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에서의 인식이다. 반면 청년 여성들의 경우 스스로뿐만 아니라 사회적 차별 자체에 대한 인식이 가장 높은 집단이다. 이러한 인식의 격차는 공적인 관계를 넘어서 사적인 관계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조하민의 연구에 따르면 현대적 성차별주의 태도는 청(소)년들의 이성 배타성에 영향을 끼친다. 남성의 경우 청소년과 청년층 모두 현대적 성차별주의 태도가 높을수록 이성에 대한 배타성이 커졌다. 여성의 경우에는 청소년과 청년층 모두에서 현대적 성차별주의 태도가 낮을수록 이성에 대한 배타성이 커졌다. 이는 성차별주의에 대한 동의 정도에 따라서 이성을 배척하고 적대하는 경향이 남녀 모두에게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한편으로 성차별주의가 이성 배타성에 끼치는 영향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여성이 성차별주의의 문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71)
그렇다고 청년 남성들이 과거와 같은 가부장적 가족이나 관계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청년 남성들은 오히려 구시대적 규범으로부터 탈피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하다. 남성성 척도를 개발하기 위한 일련의 심리학 연구들에서 청년세대 남성에게 빈번하게 나타나는 경향성은 서구와 다르게 호모포비아와 관련한 항목들이 변별력을 많이 갖지 못하고, 외모를 가꾸는 것이 남성적이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감정이나 정서를 억제해야 한다는 규범에 대한 동의가 낮게 나타나고, 가사노동 등 이른바 ‘여성적’ 역할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는 것이었다.72)
그러나 이 탈피의 움직임에는 구시대가 드리운 차별과 특권에 대한 사유가 빠져 있다. 이것이 오늘날 청년세대 남성과 여성 간의 커지는 괴리를 설명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청년 남성의 주관적인 입장에서 보면 자신은 구시대적 남성과는 다른 존재이며, 사회적으로도 남성으로서 누렸던 과거의 권위와 특권들이 상당 부분 상실되었다고 여긴다. 또 여성과의 평등한 관계를 지향하는데, 이는 과거 남성이 특권의 비용으로 지불했던 것들도 평등해져야 함을 의미한다.73) 그러나 청년 여성의 입장에서 성차별과 남성의 특권은 사라지지 않았다. 가장 도드라지는 것은 노동의 문제와 성폭력의 문제일 것이지만, 그 외에도 끈질기게 잔존해 있는 차별적 의식과 행태, 그리고 제도들의 문제도 여전하다. 때문에 청년 남성들이 이미 평등해졌음을 전제하고 하는 이야기들은 청년 여성들에게 기괴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여성들은 이 사람이 과연 안전한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데. 남성들은 데이트 비용을 ‘공정’하게 정산할 생각으로만 가득 차 있는 격이다.
친밀한 관계에서의 엇갈림은 남성들에게 대응을 요구하지만 일부는 적응하고, 일부는 저항하지만 끌려가며, 일부는 변화를 거부한다. 그리고 일부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낙오하기도 한다. 김진희의 연구에 따르면 20대 남성 중 우울감을 동반한 사회적 고립 상태인 이들은 4.3퍼센트였으며 30대는 6.3퍼센트였다. 또 우울감을 동반한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은 20대 남성 19.8퍼센트, 30대 남성 15.7퍼센트였다. 여성의 경우 고립 우울군은 20대 0.8퍼센트, 30대 3.2퍼센트였으며, 외로움 우울군은 20대와 30대 모두에서 12.8퍼센트로 나타났다.74) 이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고립과 외로움에 더 취약한 경향성을 보여준다. 청년 남성들의 고립과 외로움은 다양한 문제를 파생시킨다. 정신질환이나 자살의 증가뿐만 아니라, 인셀(Incel) 문화로 대표되는 과격화, 강력한 가부장제를 주장하는 극우세력으로의 편입 등이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단절이 변화의 계기 자체를 없애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연애나 결혼을 포함하여 여성들과 맺는 다양한 사회적 관계들은 남성들에게 여성을 이해하고, 간접적으로나마 성차별의 문제를 인식하게 하는 중요한 통로다. 그리고 이런 이해와 인식은 남성들의 성차별을 완화하거나 태도 변화를 일으키기도 한다.75) 남성들의 태도 변화를 위해 여성들이 의무적으로 소통을 해야 할 이유 같은 것은 당연히 없겠으나, 단절의 신호가 커지는 것을 경계할 필요는 있다. 상호 간의 신뢰 속에서 평등하고, 폭력적이지 않으면서, 의미 있는 양질의 소통을 늘릴 수 있는가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
3. 나가며: 표준이라는 이름의 억압
지금까지 기존의 보편적 생애과정에서 청년 남성들이 맞이하게 된 상황들을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해보았다. 또 그런 조건하에서 청년 남성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주관적 인식들을 해석적으로 제시했다. 이것은 당연히 모든 청년 남성을 대변하거나 재현할 수는 없다. 같은 조건하에서도 사람들은 다른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사고와 행동은 무한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객관적인 조건들을 살펴보면 그 사고와 행동들이 어떤 한계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이 글은 새로운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발표된 연구와 데이터들을 재구성하고 거기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의미들을 끌어올려 분석하고자 했다. 또한 시평이라는 글의 형식과 분량, 그리고 새로운 조사를 진행하기에는 부족했던 시간과 자원의 문제 등 여러 한계가 있음을 밝혀둔다. 그러나 기존의 연구와 데이터들을 청년 남성의 객관적 조건과 주관적 인식이라는 틀로 재구성하려는 시도는 드물었다는 점에서 이 글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날 청년 남성의 생애주기는 각각의 단계에서 점점 더 달성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청년 남성들 역시 포기든 거부든 기존의 생애주기와 그에 수반된 가치 및 규범들에 냉담한 편이다. 하지만 문제는 낡은 것을 거부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도 명확하지 않거니와, 그것을 거부하고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날의 청년 남성들의 상황은 교착(膠着)적이다.
『88만원 세대』76)의 출간 이후 2000년대 말과 2010년대 초반에 걸쳐 진행된 ‘청년 담론’의 정치적 동력이 선별적 복지정책과 정치권의 토크니즘적 소모를 통해 소실된 이후, 청년 여성들은 페미니즘이라는 이념과 강력하게 결합하게 되었다. 여성들에게는 성차별과 성폭력이라는 바꿔야 할 현실이 있고, 그것에 대항할 수 있는 이론과 실천으로서의 페미니즘이 있으며, 억압받는 지위로부터 오는 도덕적 정당성이 있다. 이는 단순히 억압의 심화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다. 과거의 투쟁을 통한 여성의 권리 증진과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 집단의 대대적인 성장 같은 요인도 함께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나 청년 남성들에게는 이런 방식으로 방향성과 정당성을 제공하는 이념, 사상, 현실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의 불만족·불안·분노는 방향을 상실하고 스스로를 향하거나, 만만한 외부를 향하고 있다. 일부는 보수 또는 극우 정치세력을 통해 조직되고 있으며, 다른 한편에는 자신들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여겨지는 동년배 여성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극렬한 반대로 모인다. 아마도 이들 대다수는 대단한 악당이라기보다는 남들만큼의 ‘평범한’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그 평범함이 무엇을 희생하는가에 대해서는 들여다볼 용기가 없는 평범하게 ‘비겁한’ 이들일 것이다.
오늘날 이 비겁함의 가장 세련된 버전은 ‘공정성’이나 ‘능력주의’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듯하다. 한유정과 김민지의 20대 남성에 관한 연구에서는 지배적 남성성 규범에 동의가 높을수록 성평등 인식 역시 낮아졌으나, 강한 능력주의가 이러한 효과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능력주의는 기회의 평등과 성희롱에 대해서는 성평등 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나, 성평등 정책이나 사회구조의 문제로서의 성평등에는 부정적이었다.77) 이 연구에서 볼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은 청년 남성들에게 능력주의가 기존의 성역할 규범을 대체하는 새로운 지향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청년 남성들이 자신이 차별에 연루되어 있으며 특권을 갖고 있음을 인정해야 하는 젠더적 관점 대신에, 평등한 기회를 부여받아 같은 출발선에 선 남녀가 경쟁을 통해 지금의 자리를 쟁취했다는 능력주의의 서사를 채택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한때 능력주의는 무능하지만 연공서열 하나로 권력을 쥐고 있는 기성세대를 비판하는 혁신의 사상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사회에서는 불평등한 현실에 대한 정당화와 사회적 연대에 대한 공격으로 기능한다.78) 이것은 과거 국제적으로 페미니즘을 대체하고 있다며 나무위키의 한 편집자가 날조해낸 “이퀄리즘”79)보다는 갱신된 세계관이다. 그러나 명백하게 존재하는 성차별을 혼신의 힘을 다해 못 본 척해야만 성립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상이라기보다 허위의식에 가깝다.
무엇보다 능력주의는 청년 남성들에게 길을 내줄 수 없다. 능력주의가 제시하는 미래는 절차가 공정하기만 하다면 그 이후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개인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능력주의는 사람들을 고립시킨다. 그리고 남성들은 특히나 이런 고립에 취약한 면모를 보인다. 단적으로 2023년 한국의 남성 고독사 사망자는 3053명으로 전체 고독사 사망자 중 84.1퍼센트를 차지했다.80)
이 상황에 대한 해법이 남성들의 표준적 생애주기를 단순히 복원하는 것일 수는 없다. 남성들의 표준적 생애주기의 완성은 경제적 안정을 이룩한 뒤 결혼과 출산을 통해 새로운 정상 가족을 꾸리는 것이다. 그러나 청년 여성들은 결혼이라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발을 들이는 것을 점점 더 거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표준은 차별과 희생, 그리고 사회적 압력을 만들어내는 근원지이기도 하다. 다양한 삶의 모습을 비정상으로 내몰고, 하나의 길만이 존재한다는 인식을 반복적으로 내세우며, 그 자체가 규범이 된 것이다. 이 규범하에서는 어떤 지원책과 구호책을 강구한다 해도 결국 기준선에 따라서 누군가는 탈락자가 된다. 청년세대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것은 지독한 모순이다. 의지와 상관없이 하나의 기준을 떠안게 되었으나, 정작 그 기준을 떠안긴 사회가 그것의 달성을 막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사회가 떠넘긴 이 모순에 대한 하나의 해법은 그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이것이 청년 여성들이 보여주고 있는 길이다. 다만 이 선택은 균형이 무너진 밸런스 게임이다. 불평등, 불이익, 위험을 더 많이 감수하는 길과 그렇지 않은 길 정도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오늘날 청년 여성들의 이탈은 ‘합리적’이기까지 하다. 반면 청년 남성들의 선택은 좀 더 혼란스럽다. 표준적인 삶은 여전히 남성들에게 더 많은 이득을 준다. 다만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자격 기준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을 뿐이다. 달성하지 못하는 이들의 일부는 그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다. 이것이 폭력성과 유독성을 띠면 안티페미니즘이나 극우 같은 ‘남 탓’의 사상에 합류하기 쉽다. 일부는 포기한다. 그러나 포기는 거부와는 달리 주체적인 선택이 아니고, 자신과 사회를 파괴하는 행동이나 생각으로 이어지기 쉽다. 물론 누군가는 표준을 거부하고 스스로의 삶을 돌보며 살아가는 법을 터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평가체제하에서 그것은 패배와 구분되지 않는다.
결국 이 문제는 청년들에게, 특히 남성들에게 더 많은 삶의 방식과 경로를 열어주는 것으로 해소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히 교육이나 담론적 설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삶이 실패가 아니고, 실패마저도 삶의 평범한 과정이며, 혼자서 모든 것을 ‘증명’하고 ‘변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사회는 청년세대의 위악과 냉소 뒤에 있는 거대한 두려움을 직시하고, 그것에 응답해야 한다.
- 1) 현행 청년기본법에서는 청년을 만 19~34세로 정하고 있으나, 청년의 기준이 일괄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각종 지원법령이나 조례 등에서는 필요에 따라 청년의 기준을 유동적으로 변경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20대와 30대를 청년으로 보고자 한다. 이는 2030이라는 조어에서 나타나듯 청년에 대하여 가장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단위이기도 하거니와, 이 글의 핵심 자료이기도 한 사회조사들이 10세를 구분 단위로 삼아 조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 2) 리얼미터 「[리얼미터 12월 2주차 주간동향] ‘주 후반 회복세’ 文 대통령 지지율 48.5%…20대 男 29.4% 최저」(2018년 12월 17일).
- 3) 2021년 보궐 선거, 2022년 대선 및 지방선거, 2024년 총선의 출구조사에서 청년 남성들의 투표 성향은 모두 보수 우위로 나타났다.
- 4) 홍지아 「젠더갈등은 어떻게 우리 사회의 주요 담론이 되었는가?: 보수언론의 젠더갈등 기사 분석을 중심으로」, 『미디어, 젠더 & 문화』 37.2 (2022).
- 5) 오다슬·유흥식 「보수·진보 정치권의 ‘이대남’ 정치화에 대한 언론의 보도 프레임 분석」, 『한국소통학보』 22.4 (2023).
- 6) 구본상 「한국 사회 내 젠더갈등과 편향성의 동원」, 『현대정치연구』 16.2 (2023).
- 7) 오다슬·유흥식, 앞의 글.
- 8) 이 조사들은 다음과 같다. 마경희·조영주·문희영·이은아·이순미 「성불평등과 남성의 삶의 질에 관한 연구」(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18); 천관율·정한울 『20대 남자』 (시사IN북, 2019);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포용국가와 청년정책: 젠더갈등을 넘어 공존의 모색」(기획토론회 자료집, 2019).
- 9) 여기에 해당하는 연구는 매우 많기 때문에 모두 소개하기는 어렵다. 대표적으로 다음 연구들을 참조하라. 박현아 「청년들의 소득불평등에 대한 공정성 인식: 불평등 관계의 다양성을 중심으로」, 『경제와사회』 135 (2022); 석승혜 「세대적 피해의식과 젠더갈등: 귀인양식과 인접집단 혐오의 동역학」, 『사회사상과 문화』 26.2 (2023); 이희정 「청년들은 소득불평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사회계층 인식과 능력주의 인식을 중심으로」, 『한국사회학』 56.2 (2022); 추지현 「청년 남성들의 젠더 인식 다층성」, 『한국여성학』 37.4 (2021); 한귀영 「20대 남성 보수화 논의, 그 역사와 함의」, 『정치와 공론』 29 (2021); 한유정·김민지 「20대 남성의 성평등인식: 지배적 남성성 규범과 능력주의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문화와 사회』 30.2 (2022); 최윤정·마경희·김애라·장희영·김효정·김수아·이종임 『또래문화를 통해 본 청소년의 성평등 의식과 태도 연구(Ⅱ): 디지털 콘텐츠 및 온라인 문화를 중심으로』(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21).
- 10) 주어진 지면의 한계로 인해 다루지 못한 내용이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수년간 많은 연구의 대상이 되어온 남성 문화와 남성 커뮤니티를 다루지 못한 것은 아쉽다. 그러나 관련 연구가 이미 활발히 진행되어왔으므로, 그에 관련해서는 기존의 연구들에 기대고자 한다.
- 11) 마경희·추지현·김애라·김원정·이은아·조영주·전원근·문희영·김지효 「청년의 생애과정에 대한 성인지적 분석과 미래 전망 연구」(여성가족부, 2020).
- 12) 같은 글 5면.
- 13) 정한울 「여론으로 본 한국의 극우화 진단: 극우 정체성을 중심으로」(진보정책연구원, 2025) * 면수가 표시되지 않은 문서.
- 14) 추지현 「청년 남성들의 젠더 인식 다층성」, 『한국여성학』 37.4 (2021); 김조은 「현대적 젠더 의식의 다차원성에 대한 연구」, 『한국인구학』 47.4 (2024). 두 연구 역시 앞서 마경희 외(2020)의 데이터를 통해 청년 남성의 젠더 의식의 다층적인 성격을 다루고 있다. 김조은의 연구에서는 진보적인 성평등 의식을 갖고 있지만 페미니즘에는 적대적인 성평등주의자에 해당하는 청년 남성이 20대와 30대 모두에서 무관심층에 이은 두 번째 비중을 차지했다. 추지현의 연구에서도 성평등에 가장 우호적인 변혁 지향에 속하는 군집에서도 페미니즘에 대한 지지가 낮게 나타났다. 두 연구는 페미니즘에 대한 단순한 찬반을 묻는 것이 젠더 의식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 적절하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즉 응답자들이 무엇을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하는가의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 15) 한진영 「청년 첫 일자리 현황: 임근근로자를 중심으로」(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23).
- 16) 이보희 「“아들 낳아 대를 이어야지”는 옛말…한국, ‘딸 선호’ 1위 국가 됐다」, 『서울신문』(2025년 8월 11일).
- 17)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2025 자녀·육아인식조사: 자녀의 필요성, 이상적인 자녀의 수 등」(2025년 7월 9일).
- 18) 이유주 「“그래도 아들 하나는 있어야? 아니 딸이 최고” 이제 여아선호가 대세」, 『베이비뉴스』(2025년 10월 7일).
- 19) 마경희 외, 앞의 글 73면.
- 20) 같은 글 80면. 다만 이 경우에도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응답은 ‘똑같았다’였다.
- 21) 같은 글 96면.
- 22) World Bank, “Educational Underachievement Among Boys and Men”(2021).
- 23) UNESCO, “Leave no Child Behind: Global Report on Boys, Disengagement from Education”(2022).
- 24)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3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2024년 6월).
- 25) 이보람·최민지·이후연 「“여학생에 내신 밀린다”…강남에 ‘남고·여고’ 유독 많은 까닭 [사라지는 남학교·여학교]」, 『중앙일보』(2025년 2월 11일).
- 26) 마경희 외, 앞의 글 123면.
- 27) 그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의 대학 진학만을 측정하는 대학진학률의 경우에는 2009년을 기점으로 여학생이 남학생을 넘어섰다(교육부 「유·초·중등교육통계」 참조). 고등교육기관 취학률은 18~21세 인구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통계이므로 이와는 차이가 있으나 전반적인 경향성 자체는 같다.
- 28) 한국교육개발원 「고등교육기관 취학률」(2024) 기준.
- 29) 안상건·현대환·신영규 「생애과정 이행에 대한 코호트별 비교 연구: 교육·취업」 (국가통계연구원, 2024).
- 30) World Bank (2021); UNESCO (2022) 앞의 글.
- 31) 마경희 외, 앞의 글 120면.
- 32) 김영경 「학부모들 “남자 교사는 로또 당첨”…’여초(女超) 현상’ 심화되는 교직 사회」, 『매일신문』(2024년 10월 16일).
- 33) 10대였을 때 부모의 역할 분담에서 응답자들은 가구 소득 활동은 아버지 59.3%, 반반 30.5%, 어머니 10.2%였다고 응답한 반면, 집안일은 아버지 3.3%, 반반 9.9%, 어머니 86.8%라고 응답했으며, 자녀 돌봄은 아버지 2.7%, 반반 20.5%, 어머니 76.8%라고 응답했다. 이는 부모의 소득 활동이 동등하거나 어머니가 주도하는 경우마저도 가사나 돌봄은 여전히 어머니의 몫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경희 외, 앞의 글 95면.
- 34) 최윤정 외, 앞의 글.
- 35) 주로 교회와 우익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특정한 교육이나 강사에 대해 집단적인 항의를 조직하거나, 리박스쿨·넥스트클럽사회적협동조합 등의 경우처럼 보수적인 정부나 지자체와 연합하여 직접 교육사업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김원진·김송이 「[단독] 청소년에 ‘피임교육 반대’ 넥스트클럽은 리박스쿨의 ‘모범사례’였다」, 『경향신문』 (2025년 8월 12일) 참조.
- 36) 여성가족부 「2025년 청소년 통계」(2025). ‘양성평등의식’ 항목.
- 37) 의무징집을 시행하는 국가들이라고 해도 각 나라마다 제도를 운영하는 형태는 매우 다르다. 따라서 일괄적으로 징병률을 비교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 38) 한국의 대체복무제는 대체역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가능하며, 육군 군 복무 기간의 2배에 해당하는 36개월간 교도소나 구치소 등 교정시설에서만 근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대체역 심사위원회 홈페이지(https://mma.go.kr/simsa/contents.do?mc=mma0002438) 참조.
- 39) 조영주·문희영·김엘리 「병역담론의 전환을 위한 기초 연구」(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19) ⅲ면.
- 40) 같은 글 ⅳ면.
- 41) 같은 글 83~84면.
- 42) 같은 글 ⅴ면.
- 43) 복무 기간은 2003년 24개월에서 현재 18개월로 줄어들었으며, 2015년 병장 기준 171,400원이었던 병사 월급은 2025년 1,500,000원으로 대폭 인상되었다. 또 병영 내 개인 휴대전화 반입 허가, 복무 기간 중 대학 학점 이수 및 자격증 취득 가능, 평일 2회 외출 가능 등의 크고 작은 조치들이 이루어졌다.
- 44) 이상의 내용은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25조, 제30조, 제31조, 제33조 등에 명문화되어 있다.
- 45) 마경희·조영주·문희영·이은아·이순미 「성불평등과 남성의 삶의 질에 관한 연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18) 123면.
- 46) 조영주 외(2019), 앞의 글 ⅵ~ⅶ면.
- 47) 신병식 「박정희시대의 일상생활과 군사주의」, 『경제와사회』 72 (2006).
- 48) 물론 징병제가 존재하는 모든 국가에서 군대가 똑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글은 한국사회의 맥락에 집중하고 있으므로 국제적인 비교는 다른 연구들에 맡기고자 한다.
- 49) 조영주 외(2019), 앞의 글 161면. “군대는 시간 낭비다” “군대는 안 가는 것이 좋다” “군대는 잃는 것이 많다” 세 개의 부정적 인식에 대한 동의를 20~50대까지 물어본 결과, 20대 남성이 가장 높고 50대 남성이 가장 낮았다. 또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서 부정적 인식이 일관되게 감소했다.
- 50) 통계청 「성 연령별 경제활동인구」, 『경제활동인구조사』(2025년 5월).
- 51) 통계청 「성별/첫 취업 소요기간 및 평균소요기간」; 「성별 첫 일자리 월 평균 임금」,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2025년 5월).
- 52) 황선호·오유진 「인구·경제변수의 수렴성 연구」 (국민연금연구원, 2024).
- 53) 정성미 「인구감소 시대의 여성 노동 공급 변화와 시사점」, 『제2회 NPS 포럼 여성의 노동시장과 국민연금 자료집』(국민연금연구원, 2025).
- 54) 국승민·김다은·김은지·정한울 『20대 여자』(시사IN북, 2022).
- 55) 같은 책 49~52면.
- 56) 같은 책 49~52면.
- 57) 이태 「노동시장 내 성별 갈등의 주요 쟁점 분석」(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22).
- 58) 신경아 「노동시장은 성평등해지고 있나: ‘젠더갈등’과 노동시장의 성별 격차」, 『여성학논집』 41.2 (2024). 남성 생애 기대임금의 경우 50~54세에 최고점을 나타내며 최고 임금은 605만 3000원이다. 반면 여성은 35~49세에 최고점을 나타내고 최고 임금도 402만 원에 그친다.
- 59) 한국에서 강제력을 갖는 성별 할당제는 공무원 채용에 적용되고 있는 양성평등 채용목표제와 각 정당의 비례대표 의석에 한해 여성을 50% 이상 추천할 것을 의무화하는 공직선거법뿐이다. 전자의 경우 한 성이 30% 미만으로 뽑히면 그만큼의 인원을 추가 채용하는 것으로 이미 합격한 사람의 당락을 조정하는 것은 아니며, 그마저도 2003~19년을 기준으로 보면 이 제도로 혜택을 받은 남성이 여성보다 444명 많았다. 인사혁신처 「2020 공공부문 균형인사 연차보고서」(2020). 또 후자는 지역구의 경우에는 30%의 할당을 권고만 하고 있으며, 이런 제도에도 불구하고 한국 의회의 여성 비율은 매우 낮다.
- 60) 우성범 「한국 남성의 남자다움은 무엇인가?: 남성성에 대한 개념도 연구」, 『한국심리학회지: 문화 및 사회문제』 25.3 (2009) 203~29면.
- 61) 2019년 조사에 따르면 ‘가족의 생계에 대한 일차적 책임은 남자에게 있다’는 문항에 대한 동의 정도는 2030 내에서도 차이를 나타냈다. 남녀 모두 19~24세가 가장 적은 동의(남 40.7%, 여 15.3%)를 나타냈으며, 연령에 비례하여 증가해 35~39세에서 가장 높은 동의를 나타냈다(남 71.4%, 여 48.9%). 이런 현상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혼인 및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해 여성의 경력 단절이 나타나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경희·마경희 「새로운 세대의 의식과 태도: 2030세대 젠더 및 사회의식 조사 결과」, 『포용국가와 청년정책: 젠더갈등을 넘어 공존의 모색』(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기획토론회 자료집, 2019).
- 62) 시사IN-한국리서치 「2025 시사인 대선 사후 유권자 인식조사 [결과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2025년 6월 20일).
- 63) 박나리·김교성 「청년 불안정성의 궤적과 유형: 20대 청년의 고용, 소득, 부채를 중심으로」, 『한국사회정책』 28.3 (2021) 67면. 이 연구는 청년패널 1차 연도(2007)부터 12차 연도(2018)까지를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여기에서 청년은 1984~89년생(2007년에 만 23~29세)을 의미한다.
- 64) 가령 최근에는 기업들이 신입 공채 대신 경력직을 선호하면서 청년들의 취업이 더 어려워지고 있는 추세다. 재만석과 장수정에 따르면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조사에서는 2024년 기준으로 경력직 선호가 강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56.8%였으며, 비경력자의 상용직 취업 확률은 1.4%로 경력자 2.7%의 절반가량이었다. 경력이 없거나 짧은 20대의 상용직 고용률은 30대와 비교해서 17% 낮은데, 이 중 7%의 격차가 경력직 채용 확대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연구자들은 첫 취업이 늦어지면서 생애 총 취업기간이 평균 2년 줄어들고 생애 총소득도 13%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재민석·장수정 「[BOK 이슈노트]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고용」(한국은행, 2025).
- 65) 이는 가령 안희제가 『증명과 변명』에서 보여준 청년세대 남성의 고독한 내면을 통해 볼 수 있다. 이 책은 저자의 고등학교 친구가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자살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사태에서 시작된다. 그는 대학입시에 실패하고, 한때 주식투자에 몰두했으며, 개신교 신자이고, ‘서울 자가 중산층’의 구성원이면서, ‘모솔’이다. 책은 겉으로 보기에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내고 있는 청년 남성이 왜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게 되었는지를 대화와 분석을 통해 탐구하고자 한다. 그리고 저자는 여기에서 규범적 남성성의 압력과 신자유주의적 가치들의 내면화, 행복하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 등이 뒤엉켜 친구를 고립무원의 한가운데로 자연스레 인도했음을 발견한다. 안희제 『증명과 변명』(다다서재, 2024) 참조.
- 66)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함.
- 67) 한국리서치 「[여론속의 여론] [2025 결혼인식조사] 결혼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 변화」(2025년 5월 21일).
- 68) 한국리서치 「[여론속의 여론] [2025 결혼인식조사] 미혼자의 결혼 의향, 기혼자의 결혼 만족도, 혼인건수 변화 인식」(2025년 6월 25일).
- 69) 장경섭 『내일의 종언?: 가족자유주의와 사회재생산 위기』(집문당, 2018) 240~ 41면.
- 70) 국승민 외(2022), 앞의 책 4장 참조.
- 71) 조하민 「청소년과 청년의 이성 배타성 결정요인 분석: 성별에 따른 현대적 성차별주의 태도의 차별적 영향을 중심으로」(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석사학위논문, 2025) 39~49면.
- 72) 다음의 연구들을 참조. 이혜령·김진숙 「한국판 청소년 남성성 의미 척도(K-MAMS)의 타당화」, 『상담학연구』 19.3 (2018); 우성범(2019), 앞의 글; 이슬기 「한국판 남성성 규범에 대한 순응 척도 단축형(K-CMNI-30) 개발 및 타당화」, 『한국심리학회지: 상담 및 심리치료』 35.2 (2023). 다만 호모포비아와 관련해서는 서구보다 호모포비아가 적다기보다는, 동성애가 서구에 비해 가시화되지 않은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 73) 게다가 인식과 현실에는 괴리가 있다. 한국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가사노동을 부부가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인식은 50%였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는 응답은 23%에 그쳤다. 반대로 아내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은 1%에 지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21%가 그렇게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연령별로 가사 분담 수준을 살펴보면 18~39세에서 공평하게 분담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48%로 타 연령대가 12~27%에 그친 것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한국리서치 「[2025 가족인식조사] 집안 대소사, 누구 의견이 중요할까?: 가정 내 의사결정권 인식」(2025).
- 74) 김진희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정신건강상태에 따른 유형분석」, 『한국과 세계』 6.6 (2024). 다만 일반적으로 정신건강 문제를 더 빈번하게 겪는 것은 여성이다. 평소 자신의 정신건강 상태가 나쁘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 10%, 남성 8.8%였으며, 여성은 15~19세(19.5%), 20대(19.1%), 30대(14.8%) 순이었고, 남성은 15~19세(14.9%), 20대(10.8%), 40대(10.5%) 순이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2024년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 결과 보고서」(2024) 70면.
- 75) 마경희 외(2018), 앞의 글 87면. 인구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성차별주의 유형을 살펴보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또 기혼일수록 적대적 성차별과 반페미니즘의 비중의 줄어들고 있다.
- 76) 우석훈·박권일 『88만원 세대』(레디앙, 2007).
- 77) 한유정·김민지 「20대 남성의 성평등인식: 지배적 남성성 규범과 능력주의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문화와 사회』 30.2 (2022).
- 78) 박현아의 청년세대에 대한 연구에서는 능력주의를 옹호할수록 대부분의 소득불평등을 정당화하는 ‘불평등 옹호형’에 속할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추가로 이 연구에서는 남성, 보수, 중상층 이상, 자신의 상향 이동 전망에 긍정적일수록 불평등을 긍정할 가능성이 높았다. 박현아 「청년들의 소득불평등에 대한 공정성 인식: 불평등 관계의 다양성을 중심으로」, 『경제와 사회』 135 (2022).
- 79) 허진무 「페미니즘 비판하던 ‘이퀄리즘’은 누리꾼이 만들어낸 ‘창작품’」, 『경향신문』(2017년 1월 31일).
- 80) 보건복지부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 발표」(2024년 10월 17일). https://www.mohw.go.kr/board.es?mid=a10503010300&bid=0027&act=view&list_no=1483372&tag=&n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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